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세계 각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CBDC 발행가능성 여전히 낮게 평가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에 대한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17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간하는 Bi-Weekly Fintech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공식적인 CBDC 발행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전보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며 연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CBDC는 기존 중앙은행내 지급준비 예치금이나 결제성 예금과는 별도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새로운 전자적 형태의 화폐를 의미함. CBDC는 이용 주체에 따라 소액결제용 CBDC(retale CBDC, 모든 경제주체 이용)와 거액결제용 CBDC(wholesale CBDC, 금융기관 이용)로 구분하며, 구현 방식에 따라 단일원장 방식(현행 계좌방식과 동일)과 분산원장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자료=한국은행,BIS,한국핀테크산업협회,한국인터넷진흥원,Bi-Weekly Fintech
자료=한국은행,BIS,한국핀테크산업협회,한국인터넷진흥원,Bi-Weekly Fintech

BIS(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가 CBDC와 관련해 2019년 진행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2020년 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대부분이 CBDC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중단기적으로 CBDC를 발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응답했다.

전세계 인구의 75% 이상, GDP의 90%를 포괄하는 66개 국가(21개 선진국, 45개 신흥시장국)의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중앙은행의 80% 이상이 CBDC 관련 업무를 수행 중으로 파악됨. 이는 2018년 조사시 70% 수준보다 10% 늘어난 것임. 40%는 CBDC 관련 실험 및 개념증명 , 10%는 개발 및 테스트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한국은행,BIS,한국핀테크산업협회,한국인터넷진흥원,Bi-Weekly Fintech
자료=한국은행,BIS,한국핀테크산업협회,한국인터넷진흥원,Bi-Weekly Fintech

▲ 주요국의 소액결제/거액결제 CBDC 대응 현황은

소액결제용 CBDC는 현금수요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민간의 지급서비스 독점에 대응하고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CBDC를 연구하고 있음. 은행계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고 지급결제 시스템 발달이 더딘 개발도상국들은 금융포용을 제고하고 현금 제조 및 유통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루과이, 바하마, 캄보디아 등은 화폐 관리비용 절감, 금융포용 등의 목적으로 일부 지역(또는 일부 사용자)을 대상으로 소액결제용 CBDC를 시범 운영함. 중국, 터키,스웨덴 등은 조만간 시범 운영에 나설 예정이며, 유럽연합은 연구 등을 지속하며 발행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금 이용이 감소하고 민간 전자지급 서비스 제공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소액결제용 CBDC의 도입은 지급서비스 시장이 적절한 수준의 경쟁상태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자료=한국은행,BIS,한국핀테크산업협회,한국인터넷진흥원,Bi-Weekly Fintech
자료=한국은행,BIS,한국핀테크산업협회,한국인터넷진흥원,Bi-Weekly Fintech

거액결제용 CBDC는 거액결제용 CBDC의 목적은 금융기관간 결제에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 및 복원력을 향상하고 운영리스크를 줄이는 등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결제시스템의 개선을 도모하는 데 있다.

캐나다, 싱가포르, EU·일본 등은 2016년부터 거액결제용 CBDC에 대해 선도적으로 연구 및 테스트 등의 시범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프랑스, 스위스 등은 2020년 중 관련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 대다수 중앙은행 중단기적으로 CBDC 발행가능성 여전히 낮게 평가

대다수 중앙은행은 중단기적으로 CBDC 발행가능성을 여전히 낮게 평가하고 있으나, 10%는 단기(3년 이내), 20%는 중기(4~6년 이내)에 '발행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하여 2018년 조사에 비해 증가함. 특히 선진 국가에 비해 신흥시장 국가를 중심으로 발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액결제용 CBDC의 경우 단기 발행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국가는 모두 신흥시장 국가였으며, 중기 발행이 가능하다고 응답 국가의 90%도 신흥시장 국가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은행,BIS,한국핀테크산업협회,한국인터넷진흥원,Bi-Weekly Fintech
자료=한국은행,BIS,한국핀테크산업협회,한국인터넷진흥원,Bi-Weekly Fintech

한국은행은 우리나라는 전자적 수단의 지급결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만큼 지급결제 수요면에서 CBDC 발행 유인이 크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음. 하지만 대외 여건변화에 따라 CBDC 발행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전담조직(디지털화폐연구팀 및 기술반)을 마련하고 전문인력을 확충하여 CBDC 관련 법적이슈 검토, 기술연구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분산원장 기술 기반 은행간 자금이체 모의테스트, 2018년에 소액결제 모의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음. 현재는 증권대금 동시결제 모의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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