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중견 가전업체들까지 본격적으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가전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AI 가전 전쟁이 불붙고 있다.. 포화상태에 달한 가전 시장 돌파구 마련을 위해 각 업체들은 차별화한 AI 기능과 플랫폼을 앞세워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5일 LG전자는 인공지능을 강화한 '2018년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 3종을 내놓았다. 사용자가 냉장고를 사용하는 패턴, 제품이 설치된 장소의 온도와 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학습한다. 문이 열리는 횟수와 시간을 분석해 사용자가 문을 거의 열지 않는 시간대에는 알아서 절전 모드로 운전한다. 또 온도와 습도가 높은 한여름에는 음식물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제균 기능을 '파워모드'로 설정해 운전한다. 가격(부가세포함)은 170만원~330만원이다.

LG전자는 개방성에 초점을 둔 IoT 플랫폼 '딥씽큐'을 내세우고 있다. 구글, 아마존, 네이버 등과 AI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고, 최근 구글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AI TV 올레드 TV 씽큐와 휘센 씽큐 에어컨 등도 공개했다. LG전자는 올해 전체 매출 비중에서 AI가 들어간 제품 판매량이 작년보다 배 가량 증가해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인 '빅스비'를 적용한 세탁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AI 음성인식 대화로 옷감에 따라 적절한 세탁 방법을 추천하거나 사투리까지 인식해 작동하는 점이 특징이다. 앞서 빅스비를 냉장고와 에어컨 등에 적용했으며, 올해 TV 신제품 QLED TV에도 빅스비를 적용해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가전에 AI 음성인식을 비롯한 스마트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SK매직도 AI, 사물인터넷 기능을 적용한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개발 비용 부담으로 대기업처럼 자본을 투자하기 어려운 중견 업체들은 자체 AI 탑재 보다는 통신사의 인공지능 스피커 등을 활용하고 있다. 캐리어에어컨도 올해 '에어로•제트 18단' 신제품부터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를 연동 지원하기로 했다. AI 기술 발전이 빨라질수록 가전 제품의 지능화 수준도 점점 높아질 것이며, 이에 따라 AI 가전 대중화로 제품 가격 역시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AI 산업 규모는 지난해 6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11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19.7%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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