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3334억원을, 당기순이익 4272억원을 기록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114억원, 109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가상화폐 가격과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거래소도 매출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호황을 구가한 것이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상황을 급반전시킬만한 강력한 호재가 나타나지 않는한 올해는 이런 실적을 다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비트가 지난해 10월 24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2달여만에 달성한 수익이다. 두나무는 카카오가 투자한 업체로 카카오가 두나무의 지분 22.3%를 보유하고 있다. 두나무의 실적에는 업비트뿐 아니라 모바일 증권거래 서비스인 ‘카카오스탁’도 반영됐으나 상당수가 업비트 실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거래소 실적은 이를 운영하는 회사 지분을 보유한 업체들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비덴트는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 카카오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덴트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비티씨코리아가 지난해 매출 3334억원, 당기순이익 42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비티씨코리아는 전년도에 매출액 43억원, 순이익 25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7700%, 순이익 증가율은 1만7100%에 달한다. 


빗썸의 당기순이익은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 평가이익이 반영되면서 매출액을 넘기기도 했다. 빗썸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의 가격이 지난해 많이 오르면서 시세변동분이 반영된 것”이라며 “보유한 가상화폐를 영업외 이익으로 회계처리를 해 순이익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은 수수료를 가상화폐로 받기도 하는데 평가이익이 매출에 반영됐다. 평가이익은 매출이나 영업이익에는 반영되지 않고 영업외이익으로 잡혔다. 이 관계자는 “가상화폐 보유를 통한 이익을 반영할만한 회계처리 기준이 없어 영업외이익으로 포함시켰다”며 “올해 명확한 회계 처리 기준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도 업비트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2114억원, 당기순이익 1093억원을 올렸다. 두나무 실적은 카카오 사업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두나무는 업비트 외에도 카카오스탁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 상당액은 업비트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나무는 1000억원대 순이익을 올리며 카카오에도 효자 노릇을 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12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 이중 200억원 이상이 두나무 지분법 이익을 통해 반영됐다. 카카오는 두나무 지분 8.14%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지만 이외 펀드 등을 통해서도 지분이 있다. 직접 보유한 지분과 펀드를 통한 보유량을 합하면 카카오 두나무 지분 비중은 총 22.81%에 달한다. 카카오는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만 두나무 지분 보유에 따른 지분법 이익으로 209억원을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들이 가상화폐 신규계좌 개설에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당분간 거래소들의 고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수료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거래소 사업에는 한계가 있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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