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은 있지만 본격 진출은 머뭇

금융투자업계가 그동안 가상화폐 열기에 가려져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보다 상위에 있는 개념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가상화폐 투기 광풍 때문에, 금융사들이 선뜻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연구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최근들어 가상화폐에 거품이 꺼지고 투기 열기가 사라지자, 금융투자업계도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없어 가시화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은 지난 3월 조직개편에서 신기술을 비즈니즈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 하기 위한 전담조직 '미래성장본부'를 출범시켰다. 조직의 규모는 전체 코스콤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70여명이다. 단일 조직으로써 코스콤 안에서는 큰 수준이다.

미래성장본부에서는 핀테크, 클라우드 등 금융과 IT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 이 중 블록체인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에 10여명 수준으로 배치돼 있다. 현재 코스콤은 블록체인을 금융투자업계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검증을 끝마쳤으며, 어떤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업으로 만들수 있을지 연구 하고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지난 2016년 부터 코스콤에 기술연구소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으며, 이번에 미래사업본부를 만들면서 전담 연구부서를 산하게 두게 된 것"이라며 "채권과 펀드 등 실제 매매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선보인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 서비스인 '체인 아이디(ID)' 사업을 올해 부터 본격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지난 10월 금투협과 25여개 금융투자사들이 만든 컨소시엄에서는 하나의 인증서로 여러 증권사의 계정에 로그인할수 있도록 공동인증서를 만들었다. 현재는 A 증권사에서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로 B 증권사 계좌에 로그인 하려면 그때 마다 해당 업체에 인증서를 등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체인 ID를 사용하면 한개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여러 증권사 계정을 이용할수 있다.

현재 체인 ID는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수 있다. 금투협은 이를 올해 안에 PC 기반 홈트레이딩 시스템에도 적용하는것이 첫째 목표이며, 은행권 공동 인증서비스와 연계하는게 두번째 목표다.

금투협 관계자는 "은행권이 공동인증 시스템을 개발중인데, 이것이 완성되면 금융보안원에 설치된 협의체에서 양 업권간 인증체계 표준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험업권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동인증 체계에 개발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이달중 시작할 것으로 보여 향후 금융권 전체를 연계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초 제도권 금융사의 가상화폐 사업 진출을 금지시킨바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의 아래에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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