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디지털 화폐와 CBDC 발행을 앞당기는 촉매제..CBDC, 전염병이나 사이버공격 감안 설계해야

코로나19 확산이 디지털 화폐 및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영국 등 일부 국가의 경우 현금 사용에 따른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사회적 거리두기(여행 및 외출 자제, 재택근무), 영업점 봉쇄 등의 영향으로 현금 사용이 감소했다. 

CBDC는 지준예치금, 결제성 예금과는 별도로 전자적 형태를 가진 중앙은행 발행 화폐를 말한다.CBDC는 전자적 방식으로 구현됨에 따라 현금과 달리 ① 관련거래의 익명성을 제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책목적에 따라 ②이자 지급 ③ 보유한도 설정 ④ 이용시간의 조절도 가능하다.

영국의 ATM 네트워크 운영기관인 LINK는 최근 영국 내 현금사용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아마존 인디아(인도, 21일간의 전국 봉쇄기간 중),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의 Costa Coffee 등 일부 관광지 및 상점은 현금 결제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론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 지속 시 예비적(precautionary) 수요로서의 현금 수요가 중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RTi Research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자의 30%가 NFC 카드, 스마트폰과 같은 비접촉 지급수단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70%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이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문 응답한 바 있다.

특히 국제결제은행(BIS)는 CBDC가 전 세계적 전염병이나 사이버공격 등 광범위한 충격에 대한 복원력, 보편적 대중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감안하여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관련 디지털 화폐 언급 내용

John Rolle 바하마 중앙은행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필요성을 반영하여 CBDC 설계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UN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TF의 뉴스레터)은 케냐의 디지털화폐 M-Pesa가 최근 거래한도를 증액하고 일정 금액 이하 거래 시 수수료 부과를 보류한 조치가 코로나19에 의한 위기 상황에서 저소득층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의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개인들의 전자지갑에 자금을 신속히 공급하는 디지털 달러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Take Responsibility for Workers and Families Act(하원 발의, 심의 과정에서 삭제), Financial Protections and Assistance for America’s Consumers, States, Businesses, and Vulnerable Populations Act(하원 발의), Banking for All Act(상원 발의)

리리후이(李礼辉) 前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접촉 전자결제 확산이 중국에서의 디지털화폐 발행 및 사용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Christopher Giancarlo 前 미국선물거래위원회 의장도 CBDC가 잠재적으로 정교한 재정정책 운용과 통화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Catherine Coley 미국 Binance社 CEO는 코로나19 확산 시 스테이블코인이 수표의 현금화 및 검역 시간을 줄여 바이러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itMEX 연구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양적완화 및 재정확대가 향후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경우 가상자산 및 CBDC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자산토큰화 기업 버탈로(Vertalo)의 CEO 데이브 핸드릭스는 "원격근무가 활발해지면서 디지털 계약(전자문서)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면서 “올해 3월부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계약에 대한 고객 문의가 폭증했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 기반의 자산토큰화 플랫폼 레이븐랜드(Ravenland) CEO 아담 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블록체인의 중요성은 더 주목받게 될 것”이라면서 “위·변조가 불가능한 안전한 디지털 솔루션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디지털 솔루션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포스트-코로나 이후에는 디지털 계약, 디지털 주식, 디지털 채권 등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 경기침체 시 디지털 혁신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시 디지털 혁신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디지털 소외 계층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IS는 주요국 패널 데이터를 이용한 실증분석 결과, 과거 금융위기 이후 특허 출원이 줄어드는 등 기술혁신이 전반적으로 제약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Financial Crises and Innovation”, BIS Working Paper, Bryan Hardy and Can Sever, 2020.3월)

또한 BIS는 지급수단으로서 현금사용이 어려워질 경우 모바일 등 디지털 지급수단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노년층 등 취약계층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2020.4월)

최근 호주의 30여개 지역 단체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정책으로 디지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앞으로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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