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패키징 소재 시장이 암호화폐의 영향을 받아 큰 폭의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패키징 소재시장이 167억달러(약 17조84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SEMI는 이번 조사를 위해 시장조사업체 '테크서치 인터내셔널'과 협업해 130여개 반도체 제조업체, 패키징 공급업체, 팹리스 업체 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래 반도체 패키징 소재시장은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시장 상황에 따라 성장세가 결정된다. 하지만 지난해 두 시장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4억8000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PC 출하량은 2억6200만대로 지난 2016년보다 3% 감소했다.

이를 만회할 수 있게 해준 건 암호화폐 열풍이다.

지난해 나타난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으로 플립칩 패키지 출하가 크게 늘어났다. 플립칩은 금속선 대신 범프 볼을 이용해 메모리 칩을 기판에 직접 융착시키는 기술이다.

하지만 SEMI는 "많은 공급업체에 뜻밖의 소득을 가져다 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플립칩 패키지 출하가 계속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 세계 반도체 소재시장은 자동차 전장 분야와 고성능 컴퓨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 자릿수의 성장률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인 가격 압박이 존재하고 소재 소비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SEMI는 "반도체 소재 시장이 2021년 178억달러(약 19조139억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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