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지난해 9월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했지만, 블록체인과 관련한 프로젝트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들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관련 스타트업에 유리한 비즈니스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지난 20일 허베이성 슝안신구 계획 요강을 정식으로 비준했는데, 이 요강에는 블록체인과 관련한 프로젝트 투자를 목적의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슝안신구 조성계획은 베이징시에서 남서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허베이성 북부 지역에 서울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경제특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라 슝안신구 조성 계획이 발표됐다.

이와 함께 중국 광둥 선전시 정부도 최근 블록체인 투자에 초점을 맞춘, 5억위안(8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고 SCMP는 전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UIUC) 캠퍼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인큐베이터인 아이블록의 캐트 구 책임 연구원은 “슝안신구 조성 계획과 선전시의 블록체인 펀드 조성은 많은 중국 지방 정부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본사가 위치한 저장성 항저우시도 이달 초 블록체인 펀드에 총 100억위안(1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보제공업체인 ITJUZI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자금 조달에 성공한 중국 스타트업의 41%가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금융사기와 자금세탁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암호화폐공개(ICO)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ICO는 사업자가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암호화폐 거래를 불법으로 단속하면서도 블록체인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이 기술이 지닌 유용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2016년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을 발표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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