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돈' 보관하듯 은행에 '가상자산' 보관..커스터디 선점 경쟁 '분주' 

2020년 3월 '특정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의 '가상자산 커스터디(Custody, 3자 수탁 및 관리)' 사업의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암호화폐는 그동안 수탁제도가 없었다. 암호화폐는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개념이기에 관련된 제도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가상자산은 거래소에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특금법 시행을 계기로 거래소가 소비자 보호 의무를 충족하기 위해 커스터디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우선 NH농협은행이 커스터디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NH농협은행은 블록체인 스타트업 헥슬란트, 법무법인 태평양과 손을 잡았다.

류창보 NH농협은행 디지털R&D센터 파트장(사진)은 1일 서울 종로구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열린 특금법 컨퍼런스에서 "특금법 개정을 통해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것이 가시화됐다"며 "은행의 혁신 흐름과 맞물려 가상자산 커스터디가 은행의 신사업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1월 특허청에 가상자산 관리 서비스 'KBDAC' 상표를 출원한 이후 KB국민은행은 7월 6일 해치랩스, 해시드, 컴벌랜드코리아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분야의 전략적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우열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디지털자산 분야에 혁신적인 서비스 발굴을 통해 참여사들이 동반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KB국민은행은 다양한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우리은행도 내년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블록체인 가상자산관련 조직을 두고 서비스 도입을 검토중에 있다.

2018년 7월 2일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최초로 커스터디 서비스(custody service)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빗썸,고팍스도 커스터디 서비스 준비에 분주하다. 거래소 커스터디 서비스에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자회사 디엑스엠(DXM)의 업비트 세이프,빗썸 사내벤처로 출발한 볼트러스트이 빗썸 커스터디,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커스터디 서비스 '다스크'등이 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커스터디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자산을 보관하고 단순 관리에서 시작하지만, 나아가 결제와 정산 업무를 포함해 탈중앙금융서비스(Defi,디파이) 등 블록체인 금융상품 거래 플랫폼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은 규제탓으로 여전히 내부 시스템 효율을 높이는 수준에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이 그치고 있지만 암호화폐가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상품개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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