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관리 비대상이 아닌 특허의 질적평가로 출연연 성과지표 개선 필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홍정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시 병)은 10월 20일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19곳(부설연구소 제외)의 2014년 이후 현재까지 등록된 국내특허를 전수조사해 등급을 매긴 결과를 발표했다.

2014년부터 출연연이 특허청에 등록한 특허 중 소멸 등을 제외한 22779건의 특허를 홍정민 의원실에서는 기술보증기금의 KPAS 특허평가시스템에 직접 입력해 등급을 산정했다.

기술보증기금은 특허의 사업성 평가에 있어서 국내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KPAS특허평가시스템은 특허번호를 입력하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해당 특허의 기술성·권리성·시장성을 평가해 AAA부터 C까지 9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기술보증기금은 9개 등급 중 하위 등급인 CCC,CC,C 등급의 경우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을 받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 

  
  홍정민 의원실이 출연연 19개 기관의 특허등급을 KPAS 특허평가시스템에 입력해 받은 평과 결과 출연연의 특허등급은 국내 평균보다 떨어지며 특히 2014년부터 해마다 특허등급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KPAS 특허평가시스템에서는 A~AAA등급에 달하는 특허의 비중을 23%로 잡고 있다. 그러나 A~AAA 등급에 해당하는 출연연 특허는 2055개로 전체 22779개 특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에 불과하다. 

  또한 KPAS 특허평가시스템에서 B~BBB등급의 비중은 54%이지만 B~BBB등급에 해당하는 출연연 특허는 11877건으로 전체 22779개 특허에서 차지하는 비중 52.1%로 평균치에 미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KPAS 특허평가시스템에서 C~CCC등급의 비중은 23%이지만 C~CCC등급에 해당하는 출연연 특허는 8847건으로 무려 38.8%에 달해 평균치를 훨씬 상회했다.

 이어서 홍정민 의원실에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출연연의 연도별 특허등급을 분석한 결과 양질의 특허인 A~AAA등급과 B~BBB등급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C~CCC등급 특허 비중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2014년 A~AAA등급 특허 비중은 558건 14.9%의 비중에서 2020년 123건 6.4%로 줄어들었고, 마찬가지로 B~BBB등급 특허 비중은 2542건 68.1%에서 749건 39.5%로 줄어들었다. 반면 C~CCC등급 특허 비중은 632건 16.9%에서 1021건 53.9%로 급증했다.

또한 출연연 각각의 특허등급을 평가한 결과 A~AAA 등급의 우수한 특허 비중이 많은 출연연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순이었다.

  그리고 기술보증기금에서 보증을 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B등급 이상 특허등급 비중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순이었다.

  마지막으로 기술보증기금에서 보증을 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C~CCC 등급 비중이 많은 순서대로 출연연을 정리하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었다.

  홍정민 의원은 이번 특허등급 평가 결과에 대해 해마다 과방위 국정감사나 업무보고에서 출연연의 기술이전 성과 부진을 지적했지만 거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 왜 기술이전 성과가 부진한지 원인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기부 소관 출연연의 특허기술 이전율은 2019년 기준 27.7%로 2015년 49.4%와 비교해서 절반 이상 감소했다.

  홍 의원은 출연연의 특허등급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원인이 2017년까지 출연연 연구운영비 지원사업에서 등록특허건수로 성과를 평가하던 잘못된 성과지표에 있다는 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양적인 성과에 치중하게 만들어 특허의 질적 향상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2018년부터 출연연 연구운영비 지원사업이 성과관리 비대상사업으로 분류되어 성과계획서를 수립하지 않게 된 것도 특허등급 하락의 원인임을 동시에 지목한다. 2018년 성과관리 비대상사업으로 분류된 이후에도 특허의 등급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홍정민 의원은 “출연연이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지 않도록 성과관리 비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출연연 특허에 대한 질적인 분석과 평가가 이어지지 않아 사업 개선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번 분석을 통해 증명하고자 했으며 출연연 특허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성과관리 비대상이 아닌 질적인 성과지표로 개선해야 한다”고 국정감사에서 지적할 예정이다.

  또한 구체적인 대안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연구개발지원(R&D)’ 사업이 특허정보진흥센터에서 제공하는 K-PEG라는 특허 질적평가시스템을 성과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한국천문연구원을 제외한 출연연 전체로 특허의 질적 평가시스템 확대를 주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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