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시대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장선점을 위한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경쟁이 치열하다. 화웨이는 '최초'를 강조하는 한편 삼성전자는 최초보다는 '완성도'로 차별화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7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폴더블폰 상용화를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왔고 현재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라면서도 "최초 출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폴더블폰의 진정한 가치 실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초의 폴더블폰'을 염원해온 중국 화웨이를 다분히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최근 국제 특허기관에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잇따라 내놓는 등 11월 공개를 위해 전력투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부쩍 최초 경쟁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지난달에는 최초로 트리플 카메라•512GB 메모리를 탑재한 '메이트RS'를 공개했다. 일련의 움직임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뒤쳐진 후발주자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글로벌 3위 업체로 입지를 굳혔으나 여전히 내수에 치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웨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최초 경쟁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매번 폴더블폰을 언급할 때 강조한 것도 시기가 아닌 '의미 있는 혁신'이었다. 고 사장은 지난해 9월 "깜짝 몇 대를 출시했다가 몇 대 팔지 않는 방식은 원치 않는다"며 "폴더블 스마트폰이 나갔을 때 '삼성이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로 인한 리콜 사태가 삼성전자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 조급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분명히 목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손해액이 7조원에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한편 폴더블폰이란 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으로 기존 제품 대비 편의성과 내구성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는 폴더블폰이 교체주기 연장으로 정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2022년 폴더블폰 판매량이 501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물론 애플과 LG전자 등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폴더블폰을 지목하고 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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