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가 늘면서 주요 증권사 앱 이용자 수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가상화폐 거래가 주요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이지마 정부는 아직까지 암호화폐거래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앱 분석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앱 이용자는 114만 명으로 키움증권 영웅문S의 88만 명, 삼성증권의 57만 명을 크게 앞질렀다. 또 다른 암호폐거래소 빗썸 이용자 수도 86만 명으로 삼성증권보다 많았다.

주식투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암호화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암호화폐거래소 앱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시간도 증권사 앱과 견줄 만큼 급성장했다.

지난 3월 한 달간 가장 많이 사용한 증권사 앱은 키움증권의 영웅문S로 3억7000만분이 사용됐다. 그다음이 업비트 앱으로 총 사용시간은 3억1000만분으로 집계됐다. 업비트 앱은 영웅문S보다는 적었지만 미래에셋(2억8000만분), KB증권(1억7000만분), 삼성증권(1억4000만분)보다 높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용자들은 가상화폐 거래를 투기가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자체적으로 자율규제안을 만드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불법 다단계 코인 신고포상제 등의 캠페인을 벌이면서 사기성 코인 색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들이 모인 한국블록체인협회는 투자자를 위한 백서 공개, 해외 암호화폐거래소의 코인 가격공개 등을 골자로 한 자율규제안을 발표하고, 이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됐지만 신규계좌를 개설해서 암호화폐 거래를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부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시중은행들이 신규계좌를 개설해주지 않아 법인계좌를 활용, 신규고객을 모으는 등 우회전략까지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법인계좌를 활용한 방식은 언제든 '먹튀' 등 사기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선 본인 명의의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계좌 개설이 필수인데, 은행들이 신규계좌를 개설해주지 않고 있어 우회적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이용자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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