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 탈피 위해 5G 기반 플랫폼 혁신 나서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과 5G관련 세미나(사진제공=한국블록체인협회)


이동통신업계의 '탈(脫)통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동통신서비스(MNO)가 각종 규제 프레임에 갇히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기반 실감형 미디어 등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내년 3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 서비스와 맞물려 통신업계의 플랫폼 혁신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탈통신의 일환으로 중간지주회사 전환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현재 SK투모로우(가칭)란 중간지주사 아래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SK플래닛, SK텔링크 등을 자회사로 두는 물적분할 시나리오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지난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보다는 SK그룹 내 전체 정보통신기술(ICT)군이 일을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SK텔레콤이 올해 주요조직을 △MNO △미디어 △IoT 데이터 △서비스플랫폼 등 4대 사업부로 개편한 것도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선 SK텔레콤의 지배구조개편은 정부 규제 회피와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은 "지주사 설립을 통한 사업 다각화가 본격화되면서 통신 부문의 매출 정체를 타파할 수 있다"며 "통신 부문의 이익 노출도 피할 수 있어 정부의 인위적 요금 인하 압력에서 벗어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간지주사가 미디어, 플랫폼, AI, 지도(맵), 스마트팩토리, 콘텐츠 분야에서 M&A를 하는 데 물적분할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이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글로벌 M&A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종합 ICT 회사를 비전으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AI, IoT, VR 등 첨단기술을 앞세워 B2B2C(기업 파트너와 최종 소비자 동시공략)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시.청각 기반 AI 비서 '기가지니'와 홈IoT 기술을 접목한 '기가지니 아파트'를 선보인 데 이어 자동차(커넥티드 카)와 특급호텔 등에도 AI를 적용키로 했다. 또한 KT는 내년 3월 상용화될 5G를 기반으로 '통합 플랫폼(5G as a Platform)'을 구축, 공장과 제조설비에 생산성과 작업 안정성을 높이는 '5G 팩토리 파일럿'을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인터넷TV(IPTV)와 모바일동영상(OTT) 등 콘텐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구글, 넷플리스 같은 글로벌 ICT 공룡과 손을 잡고 있다. 특히 OTT는 4G 롱텀에볼루션(LTE)을 비롯 5G에서도 VR과 결합돼 핵심비즈니스모델(BM)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LG유플러스 1.4분기 실적에서 홈 미디어 사업은 IPTV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1.6% 증가한 4701억 원을 기록했다. IoT 분야에선 수도 원격 검침 시범사업 등 모바일IoT 사업을 본격화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김 연구원은 "5G를 겨냥한 VR콘텐츠들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IoT와 AI 등이 접목된 자율주행차, 드론(소형무인기), 스마트팩토리와 VR 미디어 등이 5G 킬러 서비스가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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