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제 결제와 데이터 표준화의 필요성..리플 기업전략운영 부사장 에미 요시카와(Emi Yoshikawa) 

[편집자주=국제 결제 시장에서 데이터 표준화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습니다. 국제 결제에 있어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표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러한 데이터의 표준화의 필요성과 이에 도달하기 위한 리플의 인사이트를 담은 리플 에미 요시카와 부사장의 기고를 담았습니다.]

리플 기업전략운영 부사장 에미 요시카와(Emi Yoshikawa)

에미 요시카와 부사장은 리플에서 기업 전략, 비즈니스 운영 및 조인트 벤처 파트너십을 담당하고 있다. 분산 레저 기술로 차세대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는 머니탭(MoneyTap)의 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다. 또한, 교토대학교 블록체인 연구 센터의 주요 창립 회원으로서 업계와 학계 간 블록체인 연구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경력 초반에는 모건 스탠리의 자회사였던 MSCI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개발 및 투자 분석 솔루션을 관리한 바 있으며, 해외 비즈니스 개발을 전문으로 미국-아시아 비즈니스 컨설팅 업무를 운영하기도 했다. 금융기술 업계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그는 2017년 오날리티카(Onalytica)가 선정한 여성 핀테크 인플루언서 Top 50에 선정된 바 있다. 에미 요시카와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CFA 보유자이다.  (자료=리플 제공)

 

오늘 날 이메일을 작성하고, 전송하고, 수신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이동 중일 때나, 회의 중일 때,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우리는 이제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효율적으로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주장한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에게 이 현상에 대해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1만 시간 이상 이러한 이메일 시스템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정보의 표준화에 있다. 

기본적으로 이메일은 보낸 사람, 받는 사람, 참조, 숨은 참조, 제목 및 본문을 포함한다. 각 필드에는 특정 목적이 있어 허용 가능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한다. 필드 내에도 규칙과 표준이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 주소는 ‘사용자명@도메인’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구조는 서비스 제공업체와 관련 없이 일정하다. 

국제 결제(크로스보더 결제)에서도 이와 비슷한 구조를 고려해야한다.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고, 명확하고, 확장성이 높은 절차를 위해서는 기본 수준의 데이터 요건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크로스보더 결제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으며, 이러한 기준의 부재가 초래하는 한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명백하다. 

 

표준이 부재한 세상

크로스보더 결제 솔루션의 영역에서 표준화되지 않은 네트워크에서는 모든 것을 쌍방의 기준 사이에서 협상하거나 중앙 운영자의 독재를 받게 되며 이로써 비효율성과 중복성이 발생한다. 극단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메일 비유를 되새겨본다면 표준이 없는 네트워크의 불협화음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과거 크로스보더 결제에는 수많은 상이한 표준과 각기 다른 수준의 일관성이 존재했다. 그 결과 데이터 형식이 서로 호환되지 않거나 불완전했으며, 원활하고 일정해야 할 거래에 마찰과 혼란이 발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지급결제 및 시장인프라위원회(CPMI)의 ‘국제 결제 개선의 구성 요소 및 집중 분야(Building Blocks and Focus Areas for Enhancing Cross-border Payments)’ 보고서에서 잉글랜드 은행(Bank of England)은 총 지급의 60%는 수동 개입이 필요하며 이로 인해 지급 처리 비용의 25배에서 30배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결제 완결성(settlement finality)의 정의에서 드러난다. 일관된 표준이 없다면 동일한 네트워크상의 기관이 서로 다른 기대치를 가질 것이고, 계약의 복잡성과 파트너 간 서로 전혀 다른 경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글로벌 지급 표준은 파편화된 상태다. 일반적인 네트워크 활동을 수정하는 데에도 수동적인 개입이 종종 필요하며, 이로써 복잡성, 소요 시간, 비효율성 및 비용이 증가한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파악하고 구현하는 것이 크로스보더 결제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배하는 단일 규칙의 필요성

결제 완결성, 데이터 표준 사례 및 데이터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해석보다 명확성이, 차별화보다 통합이, 추측보다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네트워크는 일관성, 투명성 및 평등을 기반으로 구축되어야 하며 글로벌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의 발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접근과 평등

모든 지급 네트워크에는 ‘지급 체계’가 있다. 사실상 지배 규칙에 대해 모두가 각자의 정의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지급 체계는 거래 이행 가이드라인, 운영 프로세스, 기술 사양 및 기타 회원 의무를 포함한다. 회원의 개입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체계가 있는 반면, 데이터 표준이 미비하고 일관성이 없어 네트워크 전체에 혼란을 일으키는 체계도 있다. 

이 사이에서 해결책은 회원들이 동등한 소유권을 가지고 준수하는 단일 규칙이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회원들이 스스로 이 규칙을 지배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은행과 지급 사업자를 구분하지 않는 등 거버넌스 및 참여 모델을 기관의 유형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도록 설계한다면, 회원은 네트워크에 직접 접근할 수 있고 규칙에 대해 동등한 발언권을 가지게 된다. 

 

일관성과 투명성

이러한 시스템의 첫 번째 과제는 P2P(Peer-to-Peer Network) 네트워크상의 결제 완결성 문제를 해결해 네트워크 전반에서 데이터 표준에 대한 일관된 해석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 회원에서 다른 회원으로 지급이 이전돼야 하는 시점에 당사자의 지급 의무에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가장 중요한데, 리플의 경우, 다자간 프레임워크를 설계해 기존의 양자 간 합의를 대체했다. 

두 번째 과제는 P2P 네트워크상에 존재할 수 있는 매우 다양한 데이터 표준을 해결하는 것이다. 핵심은 각 회원이 관할권 요건에 따라 자유롭게 운영하도록 하는 동시에,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제휴 프로세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지급의 출처와 목적지와 관계없이 국내 네트워크와의 일관된 상호운용성을 제공하는 글로벌 표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글로벌 표준은 회원들이 서로 전달해야 하는 최소한의 데이터 집합이며, 데이터의 위치, 형식 및 목적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포함한다. 네트워크는 이처럼 명확한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비효율성, 중복성 및 전반적인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표준은 국제 결제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ISO 20022가 뒷받침하고 있는데, 리플 역시 2020년 6월 분산레저기술(DLT)에 특화된 최초의 파트너로서 ISO 20022 등록관리그룹 (Registration Management Group, RMG) 표준 기구의 회원이 되었음을 발표한 바 있다. 

세계는 새로운 글로벌 표준으로 수렴하며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도전과제가 닥칠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크로스보더 결제, 네트워크 상호운용성 및 블록체인 기술 애플리케이션의 혁신이 새로운 시대를 책임 지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자료=에미 요시카와/리플 번역 제공

저작권자 © 파이낸셜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