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보급형 모델 개발나서...페이스북, 출시 시기 조절 중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이 올 하반기 후끈 달아오를 조짐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한해 AI 스피커 시장 규모는 563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빅스비 스피커' 출시를 앞둔 가운데 구글도 국내시장 진 입을 준비중이다. 애플과 페이스북은 각각 가격을 낮춘 모델과 카메라를 단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내놓을 '빅스비 스피커'는 스마트폰과 TV, 로봇청소기 등 삼성 주요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기능이 들어갈걸로 예상된다. 빅스비 플랫폼을 통해 대부분의 삼성 가전 브랜트를 통합제어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빅스비의 정보검색 기능은 카카오와 협업을 고려중이다.빅스비 스피커가 나오면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1.4분기 미국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9%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TV, 노트북, 스마트폰 제외). 앞서 LG전자는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와 접목시킨 '스마트 씽크 허브'를 선보인 바 있다.


구글은 한국시장에서 '구글 홈 미니' 출시 시기를 조율중이다. 이미 지난달 초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전파 인증을 받았다. 업계에선 빠르면 이달이나 다음달께 시장에 나올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글은 앞서 지난 2014년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 '크롬캐스트' 전파인증을 받고 두달만에 국내 시장에 상륙시킨 전례가 있다.


                  자료 : 각 사 취합                  


구글 홈과 '구글 쇼핑'을 연동시킬 경우 네이버 쇼핑을 운영하는 네이버 등 온라인 쇼핑업체들과의 경쟁이 거세질 수 있다. 구글 쇼핑은 현재 국내에선 서비스 하지 않고 있다.


구글은 이미 1/4분기 세계 AI 스피커 시장에서 아마존으로부터 선두자리를 빼앗았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1분기 900만대가 출하된 AI스피커 시장에서 구글은 320만대를 팔아 아마존(250만대)을 제쳤다. 아마존 에코에 비해 원활하게 현지언어를 지원한것도 시장점유율을 높인 이유중 하나로 꼽힌다.


애플은 '홈팟'의 저가형 제품을 개발중이다. 기존 349달러(약 38만원) 제품에서 199달러(약 22만원) 수준의 제품이다. 이 스피커를 통해 여러대 기기에서 동시에 음악을 재생하는 '에어플레이 2' 기능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 기기정보를 주로 다루는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올 연말께 제품을 내놓는걸 고민중이다.


페이스북도 '마빈'이라는 이름의 AI 스피커 출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스피커에 카메라를 달아 음성인식 뿐 아니라 사물인식을 통한 이미지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실험중이다. 특히 페이스북 메신저와 연동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하는 기능을 넣을 예정이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 국내 AI스피커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걸로 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AI 스피커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곳은 중국과 한국이다. 중국은 내수 중심으로 180만대를 출하하며 세계 2위 시장이 됐다. 알리바바는 110만대를 공급해 세계 3위(점유율 11.8%) 스마트 스피커 공급 업체가 됐으며, 샤오미도 60만대로 4위를 차지했다. 한국도 지난 1분기 인공지능 스피커 출하량 73만대를 기록해 영국을 제치고 세계 3위 시장으로 떠올랐다. CNBC 등 외신들은


페이스북도 미국보다 다른 나라에서 먼저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  구글, AI스피커 시장 강자 되나


스마트폰 이후 가장 빨리 성장하는 전자기기로 자리매김한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출시 이후 부동의 1위를 기록한 아마존 에코가 구글의 구글 홈에 이어 2위로 밀려났다. 중국 샤오미와 알리바바 스피커가 각각 점유율 3, 4위를 기록하는 등 중국 업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BC가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아마존을 제끼며 사상 처음 1위에 올랐다.


구글은 2016년 구글 홈, 2017년에는 보급형 제품인 구글 홈 미니를 내놨는데 1분기 공급량이 1년 전에 비해 483%나 늘었고 시장 점유율은 19.3%에서 36.2%로 16.9%포인트 끌어올렸다. 반면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연말 특수 이후 판매량이 감소해 1분기 판매 증가율이 8%에 그쳤다. 이에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분기 79.6%에서 27.7%로 급감했다.


카날리스는 "구글은 세계 각지에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고 출하량을 끌어올렸다. 전 세계 유통 매장이 아마존을 직접적 경쟁 상대라고 인식하며 구글 스피커를 우선시한 것도 성공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구글 홈은 현지 언어 지원이 아마존보다 원활하다. 한국어가 가능한 구글 홈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 한국도 경쟁에 뛰어들어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초 발표한 ‘우리 기업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지•인공지능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16년 80억 달러에서 2020년 4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인공지능 산업 규모도 2016년 5조4000억 원에서 2020년 11조1000억 원으로 연평균 19.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AI 시장 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은 음성 인식 AI 디바이스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어도비가 올 1월 발표한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음성인식 비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03% 증가했고, 대다수 소비자가 현재 음성인식 성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음성인식 AI 기술은 기존 AI 스피커,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8부터 적용한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의 적용 범위를 가전으로 본격 확대해 ‘스마트싱스 앱’ 하나로 모든 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종전에는 전원 온•오프, 온도 및 볼륨을 조절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다가 집에 들어와 “빅스비, 나는 집에 왔어. 지금 보는 걸 계속해서 TV로 틀어 줘”라고 하면 실행되는 식이다.


최근 출시한 3도어 올인원 세탁기 ‘플렉스워시’에도 빅스비가 적용돼 음성명령만으로 간편하게 세탁 코스와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 음성 대화를 통해 세탁 진행 상황뿐만 아니라 옷감에 따른 세탁 방법 추천 등의 정보 제공을 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2018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에 자사 인공지능 브랜드인 ‘딥씽큐(DeepThinQ)’를 탑재했다. 이 에어컨은 음성인식 기능이 강화돼 지역별 다른 억양 데이터로 사투리도 알아들을 수 있다.
듣고 말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보고 느끼는 기능도 강화돼 집 안에 배치된 가구 위치를 옮기면 이를 인지해 실내 생활 영역을 파악한다. 또 실내 온도•습도•공기 질•집 바깥 날씨•미세먼지 등도 파악해 각 상황에 맞는 바람을 일으킨다.


 또 집에서 영화 감상 시 사용하는 프로젝터에도 음성인식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나왔다. 홈시어터 브랜드인 옵토마는 세계 최초 알렉사(Alexa,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기술) 지원 홈시어터 프로젝터 SUHD66A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알렉사 음성인식을 통해 프로젝터의 전원 켜기 및 끄기, 리모콘 기능 등 유연한 제어가 가능하다. 알렉사 기능은 현재 영어만 지원된다. 옵토마의 SUHD66A는 CES 2018 최고 제품으로 수상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영상의 끊김이나 흔들림 현상을 방지하는 옵토마의 독자 기술 퓨어 모션과 차세대 핵심 영상 기술인 HDR를 탑재해 움직임이 많은 영상에서도 원활한 영상 재생과 선명하고 깊이 있는 UHD 화질을 선사한다.


은행권들도 음성인식 AI 기술을 통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들이 복잡한 보안 절차 대신 목소리로 간편하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리브똑똑’은 똑똑이라는 금융비서와 대화하듯 은행 거래를 할 수 있고 화자인증(목소리 인증)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비밀번호가 아닌 목소리 정보만으로도 계좌이체, 조회 등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신한 쏠’은 AI 챗봇인 쏠메이트를 탑재해 뱅킹과 상담 업무를 동시에 지원하며 음성과 텍스트 입력 모두 가능하다. 쏠메이트는 진화된 형태의 AI 대화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보다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계속해 진화한다.


유통업계도 AI 플랫폼과 제휴를 맺음으로써 음성인식 AI 스피커와 연동해 새로운 쇼핑 문화를 만들고 있다. AI 스피커를 통해 상품을 추천받고 주문부터 결제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사용자의 편의성에 집중했다.


CJ오쇼핑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AI 음성 인식을 통한 TV 홈쇼핑 생방송 상품 주문결제 서비스를 실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SK텔레콤의 AI ‘누구’가 탑재된 셋톱박스에서 이용 가능하며, ARS 연결 대기와 모바일 앱에서 일일이 상품 정보를 선택해야 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모바일커머스 티몬은 NBP(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의 개발 제휴사 아이렉스넷 ‘AI 음성인식 쇼핑 서비스’에 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9월부터 실시될 ‘AI 음성인식 쇼핑 서비스’는 NBP AI 플랫폼이 탑재된 스피커들을 통해 AI 비서가 최저가 상품을 골라주고 결제까지 진행해 모바일 쇼핑의 편리함을 한층 더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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