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 5세대 주파수경매...내년 3월 상용화 목표로 망구축

이달 15일 5세대(G) 이동통신망 주파수 경매를 시작으로 이동통신사들이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일정이 막을 올린다. 세계 최초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통사들은 하반기부터 내년 3월 상용화를 목표로 망 구축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내년부터 5G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분석에 따르면 국내 5G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1063억원에서 2025년에는 약 3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시장은 2020년 378억달러 수준에서 2025년에는 791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5G 가입자 수는 2020년 100만명 돌파를 시작으로 급속하게 늘어나 한국, 일본, 미국 등을 중심으로 2022년에는 1억명에 다다를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5G 시대에 주목받는 시장 중 하나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실감형 콘텐츠 분야다.


360도 화면을 보여주는 VR 콘텐츠와 실제 화면에 가상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AR는 일반 동영상보다 파일 용량이 크고 전송 속도도 빨라야 한다. 실감형 콘텐츠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대용량 트래픽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어 현재 4G망에서는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지만 5G 시대에는 고도화된 무선 네트워크 스마트폰과 앱만 있으면 이동 중에 '손안의 TV'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듯한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VR산업협회는 2016년 1조4000억원에 그쳤던 국내 VR 산업 규모가 2020년에는 5조7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림 블록체인밸리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은 AR 개발 플랫폼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네이버는 대표적인 카메라앱인 스노우에 AR 기술을 더해 AR 플랫폼 허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스노우에 AR 기술이 더해지면 카메라가 피사체를 인식해 3D(3차원) 모션을 결합할 수 있다. 높이나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해 전혀 다른 이미지 연출도 가능하다.


이통사들은 자신들이 수조 원을 들여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만큼 VR•AR 시장 성장에 따른 과실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KT는 GS리테일과 함께 올 3월 VR 게임 체험장 브라이트(VRIGHT)를 열었다. HMD를 착용하면 가상으로 꾸며진 우주와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스릴 있는 총싸움이나 짜릿한 질주를 체험할 수 있다. 올해 안으로 전국에 VR 게임장 4개를 추가로 오픈하고, 2020년 200여 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AR 기술을 적용한 영상 통화 서비스 '콜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영상 통화로 나오는 상대방 모습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연인과 통화할 때 인형 테마를 적용하면 상대방 얼굴에 곰 인형 모습이 합성된다. 화질도 기존 영상 통화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HD급(1280×720)으로 좋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감형 콘텐츠는 게임, 영화를 넘어 교육, 의료,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은 발 빠르게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미래 전략을 실행 중인 만큼 국내 기업들도 콘텐츠 경쟁력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통사들의 합종연횡...중국 일본도 첫 상용화 경쟁


"4차 산업혁명 시대 태풍의 눈인 5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굴뚝 산업도 변해야 산다."


5G 이동통신 상용화가 9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5G 이동통신을 활용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개발을 위한 기업 간 합종연횡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이 B2B 제조업을 필두로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5G를 통한 스마트공장 등 기존 제조업을 디지털화하는 데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5G가 국내 산업지도를 확 바꾸고 있는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경비서비스 업체인 ADT캡스 지분 55%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비서비스에 그쳤던 ADT캡스를 종합보안회사로 도약시킬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통합 보안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영상보안 시장점유율 1위인 한화테크윈과도 손잡고 딥러닝 등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보안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능형 보안 솔루션 'T뷰(T view)' 기술과 한화테크윈의 CCTV 하드웨어 제작 역량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달 들어서도 국내 편의점 1위 'CU(씨유)' 투자회사인 BGF와 전략적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미래형 유통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와 손잡고 '5G를 활용한 스마트건설 사업협력' MOU를 맺었다. 5G 통신망과 드론, 센서 초저지연 영상전송 기술 등을 활용해 건설•토목 등 작업 현장에서 무인 자율 작업과 원격제어가 가능한 건설기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연내에 5G 기반 원격제어 건설기계를 개발하고 내년에는 협력 범위를 드론 3D 측량, 작업 계획 수립, 시공 관리까지 확대해 건설 현장에 자율 작업과 무인화를 도입하기로 했다.


KT도 정유사 에쓰오일과 손잡고 미래형 주유소 서비스를 개발한다. 에쓰오일과 함께 KT 커넥티드카 커머스(Connected Car Commerce) 솔루션을 주유소에 구축해 주유 차량을 인식해 실제 카드 없이 결제가 스마트폰 앱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최근 한솔개발과 AI 콘도 서비스 구축도 시작했다.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현재보다 10~20배 빠른 서비스로 2GB 영화 한 편을 13초면 내려받을 수 있다. 데이터가 기지국, 교환실, 서버 등을 거쳐 다시 단말로 돌아오는 시간이 0.025초에서 0.001초로 빨라진다. 이 때문에 기존 제조업체나 유통 등 서비스 업체는 5G 이동통신과 결합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컨설팅 업체인 티플러스의 최소영 대표는 "기업들은 5G 이동통신 기술을 적극 활용해 융•복합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며 "특히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저성장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에서도 기존 전통적 제조업체들이 5G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은 스웨덴 주요 산업 중 하나인 광산산업에 5G 이동통신을 접목하고 있다. 원격으로 건설기계 장비들을 조작해 석탄을 채취하고, 무인 트럭을 적용해 생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안이다.
 스웨덴 정부•ICT 기업이 진행하는 공장 자동화, 원격 굴착 등을 위한 '5G for 스웨덴' 프로젝트는 상용화를 위한 검증에 한창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5G 상용화를 앞두고 스웨덴은 항구의 자동제어 시스템 연동 등을 통해 자동차는 물론 선박 등에 5G 기반 제어 시스템을 연동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KDDI가 지난 2월 5G를 사용해 무인 건설기계를 원격 조작하는 실험 현장을 공개했다. 실험에서는 굴착기에 탑재된 4K 카메라로 촬영한 현장 영상을 5G로 전송해 작업현장에서 70m 떨어진 고정밀도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제어실에서 작업자는 화면을 보며 게임 컨트롤러 같은 제어장치로 굴착기를 조종했다.


 중국 차이나유니콤도 구이저우 구이양시에 5G망 시범 도시를 구축하고 스마트관광•스마트시티•스마트보안 등 IoT 산업에 5G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처럼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진 상황에서 서비스가 출시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출시에 맞춰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지는 형국"이라며 "새로운 B2B 비즈니스 창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포스트 스마트폰시대…규제 확풀어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5G 시대에도 우리나라 이동통신회사들이 세계 최초로 망을 구축하지만 글로벌 테스트 베드 기능을 하면서 제조 기술로 스마트폰 세계 1위 왕좌에 올랐던 과거와는 상황이 크게 다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5G를 통한 차별적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여 제조, 의료, 관광, 서비스, 유통 등 기존 산업과 결합해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나서야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기존 사업에서 과감히 탈피해 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으로 앞서가는 선진국을 추격하고, 중국의 도전을 이겨내야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위상을 지켜낼 수 있다.


5G 시대가 여는 초연결 사회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의 협력으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이나 PC로 소통하던 과거 정보화 사회, 모바일 사회와 달리 모든 사물이 초연결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융합을 통한 가치 창출 기회가 증가하고 블록체인을 이용한 가상화폐 공개(ICO)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 관계자가 투명한 기여도에 따른 분배도 가능하다. 이런 변화가 기술적인 변화와 맞물리면서 기존 산업을 파괴하는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존 제조업체들도 이를 활용해 신성장 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고, 초연결사회의 주요 기반 기술들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자체적으로 육성하거나 인수•합병(M&A)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5G 시대 경쟁력 강화는 이통사들 힘만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고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정부가 역할을 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통신사들로서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B2B로 서비스 확장이 필요한 만큼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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