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에도 5000만 달러 출자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나서


LG전자가 실리콘밸리에 별도 인공지능(AI) 연구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캐나다 토론토에 AI 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AI 인재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AI산업의 요충지에 AI 연구소를 세우고 현지 거점을 통해 우수 인재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LG가(家) 4세인 구광모 LG전자 상무 시대를 앞두고 향후 대세가 될 혁신 사업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토론토에 AI 랩(Lab)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유명 글로벌 채용사이트에 관련 채용공고를 게시하는 등 인력 구성 작업에도 돌입했다.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실리콘밸리 랩 산하에 AI 전담 연구조직인 '어드밴스트 AI'를 신설하고 관련 연구에 돌입한 바 있다.


                              

                                           정리  블록체인밸리


LG전자는 채용공고를 통해 토론토 AI 랩에서 일할 인재의 조건을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통계 등 머신러닝 및 AI,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에 관련된 분야에서 3년 이상 경력을 쌓은 박사학위 소지자로 규정했다. AI와 머신러닝 개발을 통해 LG전자에 획기적인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과 함께 그룹 계열사의 여러 연구개발(R&D) 조직과 융복합 연구 수행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채용 주체로 제니스R&D를 내세웠다.

 제니스R&D는 LG전자가 1995년 인수한 미국 가전업체 제니스에서 북미시장을 거점으로 R&D 기능만 남긴 법인이다. LG전자가 토론토 AI 랩 설립을 위해 추가적인 조직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조직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토론토 AI 랩 설립은 삼성전자, 구글 등 글로벌 유수 업체들이 AI 관련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LG전자도 AI 역량 확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그동안 물밑에서 AI 조직을 확대해 왔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만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전기·전자 및 자동차 전문가인 박일평 CTO를 영입하고 1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박 사장은 LG전자의 AI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박일평 사장


LG전자는 박 사장 산하의 서초 R&D센터 AI 연구조직과 미국 실리콘밸리 랩을 통해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번 AI 랩 설립이 완료되면 토론토와 실리콘밸리가 양대 축으로 LG전자의 AI 거점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도 삼성전자와 같이 글로벌 AI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그룹 경영 전면 등장을 앞두고 AI 랩 신설과 투자펀드 조성 등 미래 사업과 관련한 사업이 추진되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LG전자는 토론토 AI 랩과 함께 미래 신성장 사업에 투자할 벤처투자펀드를 만들고 향후 5년간 5000만달러(약 535억원)를 출자하는 방안을 이사회를 통해 최근 결정했다.


LG전자의 벤처투자펀드는 (주)LG가 최근 미국 새너제이에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운용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AI, 로봇, 자동차 전장 등에서 뛰어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에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투자 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초대 수장은 김동수 전 삼성벤처투자 부사장이 맡는다.


LG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등 최근 출시 제품에 독자적인 AI 브랜드인 '씽큐(ThinQ)'를 적용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1월 'CES 2018'에 참석해 LG전자의 AI 전략을 발표하면서 "제품이 스스로 진화해 사용할수록 제품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사업 비전을 제시했다. AI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가 사람을 배우게 되는 변화가 일어나는 가운데 LG전자의 씽큐가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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