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빅스비 24시간 맞춤냉방...LG, 공간패턴 감지 스마트케어

                                    

올해 여름은 지난해보다 더욱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7월 평년 기온이 24~25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7월 후반부터 폭염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매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데다 외출 대신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1가구 1에어컨 시대'가 됐다.


에어컨 수요 증가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자 최근에는 바람 없이 실내 공기를 차갑게 만드는 '무풍' 에어컨 등 신기술을 입은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으로 무장한 '스마트한 제품'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공기 청정에 제습 기능까지 더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사계절용 가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에어컨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오텍캐리어, 대유위니아의 대표 에어컨을 비교•분석해봤다. 각 회사 제품은 비슷하면서도 경쟁사와 다른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무상 보증기간은 4개 제품 모두 2년이고 에너지소비효율은 1등급으로 동일했다.


                                                 자료 : 각 사 취합


제품 설치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따져봐야 한다. 이들 4개 회사의 제품 설치 소요기간은 보통 3~5일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특정 에어컨을 구입했던 일부 고객은 제품 구입부터 설치까지 길게는 한 달 이상 기다려야만 했다. 지난해 5월 초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등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에어컨 주문이 급증했지만, 미리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여파였다.


회사별 대표 모델을 살펴 보면 삼성전자가 올 1월 출시한 2018년형 '무풍에어컨'(AF17N7970MF)은 무풍 냉방에 AI를 더해 한층 쾌적해진 '무풍 지능 냉방'을 제공한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실내외 온도•습도 등 환경 정보와 에어컨 작동시간•선호하는 바람 세기 등 사용자 패턴을 분석한다. AI가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하기 때문에 사용한 지 일주일만 지나면 사용자가 좋아하는 기능을 알아서 실행한다.


지름 0.3㎛(마이크로미터)의 미세한 입자까지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레이저PM1.0' 센서를 넣어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고 감지된 먼지를 빠른 속도로 99% 이상 제거한다. 에어컨이 꺼져 있을 때도 사용자가 설정한 주기에 따라 미세먼지 정도를 감지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주기 때문에 터치 한 번으로 청정 모드를 작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에 기반한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해 복잡한 기능도 음성 명령으로 간편하게 작동할 수 있다"며 "자세하게 명령하지 않고 간단한 키워드로만 말해도 사용자의 평소 사용 패턴을 반영해 알아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더워'라고만 말해도 평소 사용자 선호 패턴에 맞춰 온도를 낮추는 식이다. 스탠드형 단일 제품 출고가는 298만2000원,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세트는 339만9000원이다.


에어컨 시장에서 정통 강자인 LG전자도 올 1월 '휘센 듀얼 스페셜'(FQ19S8DWA2)을 선보이고 소비자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휘센 듀얼 스페셜은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전기료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냉매를 압축하는 장치인 실린더를 2개로 늘려(듀얼) 일반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한 에어컨보다 에너지 효율을 약 15% 높였다.

 LG전자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든 스탠드형 에어컨에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버터 컴프레서에 대해 10년 무상 보증을 해준다. 2018년형 LG 휘센 듀얼 스페셜은 '인공지능 스마트케어' 기능도 갖췄다. 스마트케어는 실내기•실외기에 달린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가 머무는 공간뿐만 아니라 바깥 기온과 습도, 공기 질을 감지하고 사용자 패턴을 학습해 냉방, 공기 청정, 제습 등을 사용자에게 맞춰 작동하는 기능이다. 이 제품은 한국공기청정기협회가 부여하는 CAC 인증을 획득해 전용 공기청정기 못지않은 성능을 갖췄다. 출고가 기준 스탠드형 가격은 296만원,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세트는 310만원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구입 후 보통 3일 이내에 설치된다"며 "지난해처럼 한 달 이상 기다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리어에어컨'이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국내 에어컨 3위 기업인 오텍캐리어는 올해 초 국내 최초로 에어컨 한 대로 냉난방은 물론 공기 청정, 제습까지 가능한 'AI 마스터(Master) 에어로(Aero) 18단 에어컨'을 출시했다. '인공지능 에어케어(PMV)'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가 목표 온도와 바람 세기를 설정하지 않아도 에어컨 스스로 실내 환경을 파악해 18단계로 바람을 섬세하게 제어하는 똑똑한 제품이다. 또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울트라 에어클리닝 시스템(ifD)'을 적용해 극초미세먼지까지 99% 제거하며, '항균필터-ifD 전자 헤파필터-콜게이트 탈취필터-음이온 방출'로 이어지는 4단계 에어클리닝 시스템으로 강력하게 공기를 정화한다.


제습 기능도 넣어 이 제품을 사용하면 제습기를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 원하는 습도를 설정하지 않아도 에어컨 스스로 주변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실내 습도를 제공한다.


음성인식과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제품을 작동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사용자가 제품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작동 상태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냉방 운전 예약, 공기 청정, 집안 공기 상태 등을 확인하고 제품을 조작하는 게 가능하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AI 마스터 에어로 18단 에어컨을 필두로 올해도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면서 "올해 1분기 에어컨 생산 라인 가동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AI 마스터 에어로 18단 에어컨은 홈쇼핑에서도 판매된다. 홈쇼핑에서는 AI 마스터 에어로 18단 에어컨을 판매할 때 '렌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렌탈이 아닌 5년 무이자 할부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소비자까지 고려한 셈이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도 에어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유위니아의 2018년형 '위니아 에어컨'(WPVS17BDPDM)은 찬 바람 맞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전면에 원판 모양 토출구가 두 개 있는데, 둘레바람 기능을 사용하면 원판 토출구 바람틀이 돌아가며 측면으로 바람이 나온다. 사용자 피부가 찬 바람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도 실내 전체를 신속하게 냉방할 수 있다. 또 민감한 아기들을 위해 순한 바람을 내보내는 '아기 모드' 기능을 탑재해 어린 자녀를 둔 집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수면 중인 아기의 눈과 귀를 자극하지 않도록 음소거 기능과 조명을 끌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아기가 리모컨을 만져도 오작동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게 리모컨 잠금 기능을 설계하는 등 소비자를 배려한 흔적이 묻어나는 제품이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무선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현해 집 밖에서도 에어컨을 조작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라며 "온도 변화에 따라 세밀하게 냉방량을 조정하는 '초절전 인버터 시스템'을 사용하면 최소한의 에너지로 희망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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