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핀테크 기업과 합작사 설립 추진…”현지법인 금융상품 비대면 플랫폼으로 판매”

KEB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현지에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 합작사를 만들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금융상품을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현지 파트너사 선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사진 블룸버그


■ 하반기 중 파트너사 선정 마무리…”비대면 플랫폼으로 금융상품 판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17일 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SNS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와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파트너사 선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합작사는 하나은행 현지법인(PT Bank KEB Hana)의 소매금융 상품을 현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스마트폰) 등 비대면 플랫폼으로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7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고객 수는 30만명 가량이다. 이들 점포에서는 대출, 카드, 방카슈랑스 등의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점포 한 개 없이 3개월만에 300만명의 고객을 모은 카카오뱅크의 성공전략을 인도네시아 시장에 적용해 현지법인을 모바일과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며 “인력과 영업점 수로 승부를 보는 해외 진출 전략의 방향을 튼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하나은행의 파트너사는 현지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주요 SNS 기업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블랙베리 메신저(BBM)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라인 등이 주요 메신저로 사용되고 있다.


■ 스마트폰 결제 확대, 오프라인 점포 늘릴 필요없다


하나은행이 현지 핀테크 기업과 공동 출자해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려는 이유는 인도네시아에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도네시아에선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금산분리) 규제가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인터넷서비스협회(APJI)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터넷 사용자는 2012년 6300만명에서 2016년에는 1억3240만명로 늘었다. 또 같은 기간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3612만명에서 8990만명으로 증가했다.


SNS 등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6년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시장 매출은 약 45억달러로 2013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토코피디아(Tokopedia)의 거래액은 2016년 기준 10억달러(약 1조1370억원)를 돌파했다.


■ 해외영업경험 풍부, 인도네시아에 승부를 건다



2020년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 40% 달성(Expanding to Global 40%)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하나금융 그룹사의 해외점포는 2017년 말 기준 총 24개국 158개 네트워크다. 옛 외환은행 통합으로 해외 네트워크 강점이 있는 KEB하나은행이 24개국 146개 네트워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 은행들 중 가장 많은 해외 진출국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합병한 중국 법인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 또 캐나다·브라질·러시아 등에도 KEB하나은행 현지 법인이 배치돼 있다. 하나금융투자도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두고 있고, 하나캐피탈도 인도네시아 1개국에서 10개의 점포가 영업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정보기술(IT) 법인 ‘PT. Next TI’를 설립하고 디지털 글로벌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IT법인 설립과 관련 “핀테크가 중심이 되는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 주요 그룹사인 KEB하나은행은 2017년 글로벌 부문에서 340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은행업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역 별로 보면 KEB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PT KEB Hana Bank가 지난해 633억9500만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11%) 성장률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인수합병(M&A)를 통한 현지 톱20 은행 진입을 목표하면서 유망 핀테크 영역에 대한 선제적 역량 확보를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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