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몰데이터 부각,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 모두 활용한 전략 세워야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지만 빅데이터는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분명 놓치는 부분들도 있다. 고객들의 작은 행동까지 파악해 생성되는 스몰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빅데이터는 소비자 행동의 전체 그림을 보여주지지 않지만 스몰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의 본 모습을 파악할 수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인간은 이유를 분석하기 어려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한다. 여기서도 스몰데이터가 중요성이 부각된다. 빅데이터는 사람들의 비이성적인 행동의 이유를 찾아내는 것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스몰데이터는 다르다. 로봇이 아닌 사람의 눈으로 축적된 데이터이기 때문에 스몰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이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하게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블록체인밸리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 발표된 스몰데이터관련 논문과 경영학계 흐름을 참고, 스몰데이터를 집중 분석해 본다.


■ 왜 스몰데이터인가


덴마크 완구회사 레고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본업인 레고 외에 테마파크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당시 경영진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레고블록을 보다 크게 만들었다. 그러나 다각화는 실패했고 레고블록의 인기는 점차 떨어졌다. 레고 매출은 2003년에 30% 급감했고 2004년엔 10% 줄었다. 그래서 브랜드 전문가인 마틴 린드스트롬이 자문을 맡게 됐다. 린드스트롬은 '스몰 데이터'의 저자다. 그는 빅데이터가 아니라 스몰 데이터에 집중했다.


레고는 독일 중소도시에서 본 열한 살 독일 소년에게서 의미있는 정보를 발견했다. 그 소년은 레고광이자 스케이트보드에도 열심이었다. 그는 자신이 자랑하는 물건으로 낡은 아디다스 운동화를 가리켰다. 스케이트보드를 잘 타기까지 훈련한 증거이자 훈장이었다. 레고는 이 사례로 출발해 끈기와 목표 달성으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레고블록 크기를 줄였고 블록 수를 늘렸으며 조립의 난이도를 더 높였다. 이는 빅데이터를 통해서는 알 수 없었던 정보였다. 이후 레고는 기본으로 돌아가 블록에 다시 집중했고 이 전략은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빅데이터의 허점을 보완하는 것이 바로 스몰데이터다. 사진=dreamstime


앞선 레고의 사례와 같이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지만 빅데이터는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분명 놓치는 부분들도 있다.

린드스트롬은 고객들의 작은 행동까지 파악해 생성되는 스몰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빅데이터는 소비자 행동의 전체 그림을 보여주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존 데이터는 규모가 작고 개별 자료가 규격에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정보는 언제, 어디서, 얼마를 무엇에 썼는지 정리된 ‘정형 데이터’다. 이에 비해 빅데이터는 정형이 없고 문자, 음성, 영상 등 형태가 다양하며 대량의 비정형 데이터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메시지와 정보, 사진, 영상이 그런 빅데이터다. 인터넷에서 누가 무엇에 관심을 나타내고 찾아봤는지도 빅데이터에 포함된다.


                               데이터 전문가들은 빅데이터가 만능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사진=dreamstime


이 점에서 현재 빅데이터는 마치 만능열쇠처럼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 전문가들은 빅데이터가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예측을 벗어나는 변수가 많고 돌발적인 변수가 등장하며 사람이 상호작용하면서 결과가 나오는 금융시장과 거시경제 같은 영역의 변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도 미리 알 수 없다.


이런 빅데이터의 허점을 보완하는 것이 바로 스몰데이터다. 스몰데이터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 및 개선 아이디어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스몰데이터는 애플의 고 스티브 잡스의 “혁신은 시장조사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어떤 신제품이 필요한지 미리 뚜렷하게 알아차리는 고객은 거의 없다. 대다수 고객은 출시된 신제품을 보고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게 된다.


반면 빅데이터 기법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개별 고객의 정보를 여러 변수와의 관계에서 파악해 활용하는 데 유용하다. 그래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개별 고객의 성향에 맞춰 마케팅하고 판매할 수 있다. 또 분산된 방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분석해 관심 사항에 따라 뽑아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빅데이터에만 집중하고 있는 기업은 스몰데이터  활용법을 모색해야 한다.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는 종류가 다른 도구로 판단해 빅데이터는 빅데이터 대로 스몰데이터는 스몰데이터 대로 적절한 활용만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기업의 최선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스몰데이터에 대한 기대


 스몰데이터는 고객들의 작은 행동 하나까지 파악해 생성되는 데이터다. 스몰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겉보기에는 무의미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를 통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지만 아직 충족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스몰데이터를 통해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고 브랜드가 놀라운 변화를 할 수 있다. 머리카락, 손가락 지문 등을 남김으로써 각 사람이 본인의 DNA를 남기듯이, 나는 우리가 `감성 DNA(emotional DNA)`를 남긴다고 생각한다. 신발을 정리하고, 집안을 꾸미고, 빈 냉장고를 채우는 것은 평범한 일들 같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어떠한 사람인지 보여준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 집에 크기가 매우 큰 그림(초상화)이 벽에 걸려 있다면 해당 인물은 자부심이 굉장히 높은 사람일 것이다. 다른 예로 책이 빼곡히 놓여 있는 큰 책장이 있는 방이 있다면 이 방 주인은 어렸을 때 본인이 원하는 만큼 교육을 받지 못해서 어른이 된 지금 배움에 대한 열망을 메우려고 할 수도 있다. 이 처럼 사소한 고객 행동이라고 생각한 것이 실제로는 고객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다.


■ 스몰데이터의 적용과 중요성


파산까지 신청했다가 부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코닥은 최근 새로운 무비카메라를 내놨다. 미국 언론은 이 신제품을 ‘코닥 역사 최대의 혁명’이라 칭송한다. 이는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클라크가 출근하는 길에 청소년들이 롤러브레이딩을 하면서 ‘구식 카메라’로 본인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것을 보고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코닥은 더 깊이 이에 대해 파고들고 스몰데이터를 수집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았다.


의사결정을 할 때 빅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술을 통해 데이터가 수집되기 때문에 사실 빅데이터를 얻기 위해 대단히 많은 노력이 들어가진 않는다. 또한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가 생성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빅데이터 뒤에 숨어서` 자신의 `손을 털며` 해야 할 일을 안 할 수도 있다.


예를들어 현재 얼마나 많은 임원(senior executives)들이 소비자의 집을 방문하며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하는가? 거의 없다. 현장에 직접 찾아가 보는 대신에 임원들은 사무실 컴퓨터에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에 있는 데이터가 ‘전체 그림’을 보여준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다르다. 컴퓨터로 원격 조정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순 없다. 더욱더 중요한 점은 과거의 통계로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고 정의할 수는 없다.


 빅데이터는 과거의 통계자료를 수집한 정보다. 반면 스몰데이터는 기업의 미래와 기회를 상징하는 하얀 도화지다. 어떻게 보면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는 댄스 파트너와 같다. 둘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기업이 춤을 추긴 힘들 것이다.


■ 스몰데이터와 빅데이터의 차이


스몰데이터는 원인을 파악한다. 어떤 일에 대한 이유를 분석할 수 있다. 반면에 빅데이터는 연관성(correlation)을 찾는 도구다. 상관관계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해야 하는데, 가설을 세울 때 중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 다름 아닌 스몰데이터다. 다시 말하자면 빅데이터의 문제는 데이터의 양은 엄청 크지만, 명확한 정보가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 분석가들은 수 십억 개의 데이터를 보고 가설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소비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 집안을 둘러보며 스몰데이터를 모으는 방법만이 흥미로운 가설을 세울 수 있는 길이다. 이렇게 세워지는 가설은 나중에 빅데이터를 통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고프로, 스냅챗, 포스트잇 등 거의 모든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는 스몰데이터로부터 시작되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서비스와 제품이 아니다. 정보를 공유하고 투명성이 (강조되는) 현 세상에서 모든 사람들은 같은 데이터에 접속되고 같은 분석 기능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며 전문가들은 같은 결론을 내놓는다. 이와는 다른 새로운 결론을 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으려면 스몰데이터에 눈을 돌려야 한다.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이 발전해 갈수록 인간 역시 발전해 나간다. 자동화 프로세스를 피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는 사람이 알아내는 일이다. 이렇게 인간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새로운 행동을 하게 되고, 적어도 로봇과 AI의 관점에서 봤을 때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행동까지 한다. 여기서 스몰데이터가 들어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빅데이터는 사람들의 비이성적인 행동의 이유를 찾아내는 것에 실패한다. 그렇지만 스몰데이터는 아니다. 로봇이 아닌 사람의 눈으로 축적된 데이터이기 때문에 스몰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이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 스몰데이터 : 개인의 취향이나 필요, 건강 상태, 생활 양식 등 사소한 행동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말한다. 개인에 대한 관찰을 통해 정확한 추리를 해내는 명탐정 셜록 홈스는 뛰어난 스몰데이터 분석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방대한 양의 디지털 데이터를 분석하는 빅데이터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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