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의 미래, 5G를 향한 총성없는 전쟁 시작되다
4차산업혁명의 미래, 5G를 향한 총성없는 전쟁 시작되다
  • 김수정
  • 승인 2018.06.2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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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내 서비스, 중 1년 앞당겨 내년 상용화 추진, 일 2020년 도쿄올림픽때 서비스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세계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5G(5세대 통신) 상용화가 새로운 산업 성장을 이끌 기폭제(起爆劑)로 보고 치열한 기술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22일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에 따르면 5G를 준비 중인 통신업체는 작년 9월 42국 81업체에서 지난 4월 62국 134업체까지 늘어났다. 올해 안에 5G를 상용화하겠다는 통신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은 올 연말까지 자국(自國) 내 주요 도시에서 5G 상용화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통신업체들은 2020년이었던 5G 상용화 시점을 2019년으로 앞당기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통신업체들은 5G망 구축에만 1800억달러(약 20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LTE(4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도쿄 전역에 5G망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는 인구만 2000만명에 달하는 거대 도시로,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5G망을 구축할 경우 전국망으로 확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유럽 역시 정부와 통신업체들이 손잡고 5G 투자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영국이 지난 3월 5G 주파수를 배정한 데 이어 스위스 통신업체 스위스콤은 올해 내로 스위스 인구 30%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며 5G 조기 상용화를 선언했다. 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덴마크•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5개국은 아예 정부들이 손을 맞잡고 5G 망 구축부터 관련 기술•서비스 개발까지 협력하기로 했다.


■ 왜 5G인가

5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현재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최소 20배 이상 빠른 통신 기술. 반경 1㎞ 이내에 사물인터넷 기기 100만개 이상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고,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도 0.001초 이하로 사실상 실시간 전송이 가능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자율주행차, 가상•증강현실(VR•AR),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 같은 4차 산업혁명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5G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5G가 이 처럼 4차 산업혁명의 기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5G 시대에는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지연 시간(latency)이 0.001초 미만으로 떨어져 완전한 자율 주행이 가능해진다. 또 동시에 100만개의 IT 기기와 센서를 접속시킬 수 있어 인공지능 교통망을 갖춘 스마트 시티, 로봇, 스마트 공장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 반도체 기업인 미국 퀄컴의 스티브 몰렌코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5G 시대에는 중국 IT 기업들이 애플과 삼성전자를 무너뜨리고 스마트폰 업계의 정상에 올라설 것"이라고 단언했다.


몰렌코프는 "LTE(4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확산이 모토롤라와 노키아, 블랙베리의 쇠락을 불러왔듯이, 5G는 이런 변화를 재현하는 문을 열어 놓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이 이런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동통신산업협회(CTIA)도 지난 4월 보고서에서 "현재 5G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국가는 중국"이라며 "중국은 통신 장비뿐만 아니라 원천 기술도 대거 육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중국의 포효, 현재까지는 최선두…부품서 완제품까지 완전 장악


실제로 현재 세계 최대 통신 장비 업체는 시장점유율 29.3%에 달하는 화웨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 통신 장비 시장을 주름잡았던 핀란드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이 지금은 화웨이를 추격하는 처지다. 1년 전 세계 최초로 5G 통신 장비를 선보인 화웨이는 기술력에서 유럽의 경쟁사보다 6개월 이상 앞서있다. 유럽에서 아시아,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통신 업체들이 5G 통신망 시험을 화웨이 제품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6~7년 전 LTE 통신망을 구축할 때만 해도 한국 시장에 겨우 명함을 내미는 수준이었지만 기술력과 가격을 무기로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현재 화웨이는 경쟁사보다 기술적으로 오히려 앞서면서도 가격은 약 30~40% 저렴하다. 반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통신 기지국 장비를 만드는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점유율이 4.1%에 불과하다. 여기에 화웨이는 지난 2월 5G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5G용 통신 칩을 개발 완료하며 한국을 앞질렀다.



통신 업계에서는 "세계 통신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기술 리더십이 오히려 퇴보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은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미국식 2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상용화하면서 세계 무대로 뻗어나가 스마트폰과 반도체 제조 강국으로 부상했지만 5G 상용화를 계기로 중국에 추격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양회(兩會)에서 "2020년 5G 상용화를 시작으로 2030년 5G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고 5G 기술 육성에 5000억위안(약 85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5G망(網)을 구축하는 통신 장비에서 5G용 차세대 반도체,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드론(무인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 4차산업의 핵심 서비스까지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화웨이는 올해 연말 5G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며, 중국 반도체 업체인 칭화유니그룹은 내년까지 5G 통신용 반도체를 독자 개발한다고 밝혔다. 칭화유니의 쩡쉐중 부회장은 이달 4일 중국 반도체 산업 포럼에서 "반도체 핵심 기술을 동냥(국제 협력)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시진핑 총서기의 생각"이라며 5G 상용화를 계기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이두•텐센트•알리바바 등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아마존에 맞서 자율주행차와 드론, 스마트시티 등 5G 시대를 주도할 서비스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과 함께 무인 택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텐센트는 5G망에 기반한 AI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중국은 5G 시대를 맞이해 통신망과 이를 구현하는 부품, 완제품, 서비스까지 수직적 통합을 일궈내는 상황"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설 자리가 앞으로 점점 더 줄어들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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