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대자본 위메이드사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 탄압’에 대한 학술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서

코인 대자본 위메이드사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 탄압’에 대한

학술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서

(한국게임학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

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국제가상자산위원회)

(2023-06-01) 성명서 전문

 

대한민국은 생명의 위협 없이 자유롭게 양심에 따라 말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사상과 학문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특히 전문가로서 교수는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신념과 객관적인 연구에 기반하여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수들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학문적 자유와 인권의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이런 소중한 가치를 쟁취하기 위해 지난 반세기 이상 대한민국의 연구자들은 피 흘리며 싸워 왔습니다.

 

양심의 자유는 개인이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자유롭게 실천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 원칙들은 교수들이 자신의 의견과 사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발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합니다. 이는 학문적 진보와 사회 발전을 위해 불가결한 필요조건입니다. 교수들은 자신의 양심을 따르고 특정한 정치적, 종교적 또는 자본이나 사회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연구와 교육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소중한 학문과 사상의 자유가 침탈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5월 10일 성명서를 통해 'P2E(게임 플레이를 통해 가상화폐를 획득하는 서비스)업체의 국회 입법 로비'와 국회내에 '위믹스(위메이드에서 제작한 가상화폐) 이익공동체'의 존재 가능성을 제기하였습니다. 이는 위메이드로 대표되는 P2E업체들의 게임산업법 32조의 환전금지 조항(게임의 도박화를 막는 조항) 무력화 움직임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였습니다.

 

2000년 대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바다이야기'로 인해 온나라가 도박장이 되자 게임업계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바다이야기를 넘어 게임산업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태도는 냉정해졌고 이후 게임중독법 등 규제 중심의 법안이 분출했습니다.

 

게임이라는 산업 분야가 건전하게 발전해 국민들의 신뢰속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게임속의 사행성 문제를 제거해야 합니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게임학회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연구에 기반한 전문가적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제기하자 학자이자 교수 집단인 학회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위메이드사가 학회장과 게임학회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제기한 형사고소는 귀를 의심케 할 만한 행태입니다. 19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아니 군사정권 시절에도 보지 못했던,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의 기업시민의 역할을 포기한 일탈한 한 기업이 학자들의 연구단체인 학회를 고소한 충격적인 사태였습니다. 이는 훗날 역사에 ‘자본에 의한 학문 테러’라고 기록될 만한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형사고소와 민사소송 협박을 통해 진실을 말하는 교수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시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메이드의 형사고소를 계기로 학회와 학회장에 대한 공격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소위 여의도 정치권에서 사용하는 ‘좌표찍기’라는 수법을 위메이드가 그대로 악용한 셈입니다. 그후 폭증한 무차별적 인신 공격은 마침내 학회장과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익명의 협박 메일들이 오는 참담한 사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살해 위협은 2008년 국회와 함께 바다이야기 도박장을 조사하고 규제를 주장하였을 당시와 동일한 사건입니다. 당시 학회장이 서울 전역의 바다이야기 실태를 조사하고 국회 정책토론회를 통해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자 많은 협박 전화가 걸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학회는 10여년이 지난 지금 위메이드 같은 P2E업체를 비판하면서 다시 한번 경험하고 있습니다.

 

대자본과 법률 조직으로 무장한 기업의 형사고소와 이어지는 익명의 살해 협박은 학문의 자유와 학자적 양심에 대한 협박과 탄압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부당한 침해는 향후 학문 분야를 막론하고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태를 학문과 사상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엄중하게 바라보며 위메이드사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는 바입니다. 더불어 이번 사태의 과정에서 학문의 자유를 위협하는 위메이드사에 대한 관련 당국의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합니다.

 

2023년 6월 1일

 

한국게임학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

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국제가상자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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