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중금리활성화 대출을 기대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1년간 고신용자 위주 대출 중심으로 영업한 것으로 드런났다.
가계신용대출 증가에 비대면 신용대출은 전체 신용대출 증가를 이끈 한축으로도 꼽혔다. 향후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자본확충이 과제이지만 벌써부터 삐걱거리면서 일부 대출상품의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인 은산분리 완화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 은행보다 높은 고신용대출 비중


22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행의 가계신용대출은 고신용(1~3등급) 차주의 대출 비중이 96.1%로 국내은행(84.8%)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증부대출(공적기관 보증)이 포함되지 않아 이를 감안하면 비중이 상승할 수 있지만 한은보고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대출 실적이 당초 기대에 못미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도입 취지를 살리면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선 중신용 차주에 대한 대출을 확대함으로써 여타 은행과의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지속적으로 검증, 개선해야한다"면서 " 다양한 차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계획 중인 금융분야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도 보다 적극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잔액기준여신과 수신 점유율은 전체 국내은행 대비 각각 0.4%, 0.6%에 불과(18년 3월말 기준)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나, 가계대출 점유율은 영업개시 이후 1년 간 국내은행 전체 가계대출 증가규모의 13.6%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졌다. 비대면 신용대출의 편리함이 가계신용대출 증가세에 한축을 담당한 셈이다.


■자본부족으로 대출 중단사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선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은 보고서는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출확대 등을 통해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추가적인 자본확충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바젤Ⅰ기준)은 최고 24.3%에서 2018년 3월 말 현재 11.4%로 하락한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BIS비율 하락으로 일부 상품의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중금리 대출인 '슬림K 신용대출',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증자 전 적정성 확보차원에서 상품판매를 중단했다"면서 "1500억원의 증자가 완료된 다음달 1일부터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은산분리 완화다. 그러나 현 정부하에선 은산분리 완화가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더욱이 케이뱅크의 주요주주인 KT가 케이뱅크 관련 은산분리 등 은행법 개정 등 사안과 관련해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고자 의원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어 막막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과 낮은금리를 앞세워 시장의 메기역할을 했다는 긍정적효과를 간과할 수는 없다"면서 "향후 제대로 시장에 자리잡기 위해선 당초 기대했던 중금리대출 실적 확대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지만, 자본확충 문제와 리스크문제도 걸려있어 전방위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금리는 인터넷은행이 유리, 전문직은 특화상품 골라야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부모님을 모시다 보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빚을 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게 삶이고 생활이다. 빚은 없을수록 좋지만 세상일이 어디 뜻대로 되는가.


이런 경우 예기치 않게 돈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은행은 마이너스통장을 내준다. 흔히 ‘마통’이라 불리지만 엄연하게 신용대출의 한 종류다. 약정한 한도 안에서 수시로 빼내거나 갚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필요한 만큼 한 번에 대출받은 뒤 매달 원리금을 갚는 일반 신용대출과 구분된다. 그래서 마이너스통장은 한도대출, 일반 신용대출은 건별 대출로도 불린다.


이것을 만든 뒤에도 대출 잔액이 없다면 이자가 나가지 않는다. 빼내 쓴 만큼 이자가 붙기 때문에 은행으로선 수익이 일정치 않다. 그래서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일반 신용대출보다 0.5%포인트 가량 높다. 만일 짧은 기간 급하게 융통할 돈이 필요하다면 적절하지만, 장기로 큰 목돈을 빌려야 한다면 금리가 더 낮은 일반 신용대출을 택하는 편이 낫다. 한도를 꽉 채워 써야 한다면 역시 일반 신용대출이 용이하다.


금리는 코리보(KORIBOR•국내 은행 간 단기 기준금리) 등 대출금리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에다 가산금리를 더해서 구한다. 가산금리는 대출자 신용등급이나 은행 조달금리, 업무원가 등에 따라 바뀐다.


█ 은행권 마이너스 금리, 그래서 인터넷은행 금리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는 3%대 후반~5%대 후반 사이다. 신한은행이 3.71%로 가장 낮고, KEB하나은행 3.82%, 우리은행•케이뱅크가 3.95% 순으로 올라간다. 한국씨티은행이 5.73%로 가장 높다. DGB대구은행(5.4%)과 광주은행(5.34%)도 5%대다.



하지만 평균금리는 말 그대로 참고용이다. 은행마다 주력상품이 다른 데다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 편차가 매우 크다. 또 은행이 지정해 놓은 특정 기업 근로자이거나, 공무원, 전문직이라면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 보통 은행은 범용 상품과 특정 직업군을 타깃으로 한 상품 두 종류를 판매하기 때문에 본인이 거기에 속하는지 미리 알아보는 게 좋다. 주거래 은행이거나 급여 이체 등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은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대출 기간 등에 따라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영업점에 문의하고 비교해보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자료 각 금융사 취합


과거보다 선택지는 더욱 넓어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적극적으로 마이너스통장 시장을 공략하면서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에 비하면 체감 금리는 그리 낮지 않다. 일반 신용대출과 같은 금리의 상품을 내놓으면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케이뱅크는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상품 금리를 0.3% 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은 최저 3.11%에서 3.43%로 올랐다. 가입 후 2개월 안에 50만원 이상 월 급여를 이체하면 최대 0.5%포인트를 깎아주는데, 이를 반영한 금리다. 다만 다른 시중은행보다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한도는 최대 1억원, 기간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금리가 최저 3.58%다. 재직 기간 6개월 이상인 근로자가 대상이다. 한도는 1억5000만원, 대출 기간은 1년으로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비대면으로 평균 5분이면 만들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을 만들기 전 유의할 점도 있다. 한도에 따라서 다른 대출이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체적 상환능력비율(DSR) 도입으로 추가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 마통을 비롯해 금융회사에서 빌린 모든 돈의 1년 치 원리금을 고려해 한도를 따지기 때문이다. 돈을 빼서 쓴 뒤 다시 통장에 채워 넣어 갚는 구조라 통장 잔액을 ‘내 돈’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는 엄연한 빚이다.


한번 빼 쓰면 다시 채워 넣기가 쉽지 않다. 또 약정 한도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조영오 신한은행 PWM 태평로센터 PB팀장은 “마통은 실제 사용금액이 아닌 약정금액이 은행의 대출금액으로 간주된다”며 “필요 이상으로 약정 금액을 높여놓을 경우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을 받을 때 대출 한도가 깎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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