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컨벤션센터에서 두 명의 인간 토론자와 ‘프로젝트 디베이터(Project Debater)’라는 인공지능 간의 토론을 시연했다고 IT매체 더버지가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해당 토론은 미리 참여자들에게 토론 주제에 대해 알려주지 않고, 4분짜리 소개연설과 반대 측의 주장에 대한 4분간의 반론, 그리고 2 분간의 클로징 멘트를 하도록 했다. 토론 주제는 현장에서 우주 탐사 보조금 지급과 원격 진료에 대한 주제가 주어졌다.


인공지능 프로젝터 디베이터와 인간 토론자의 토론 모습 (사진=씨넷)


프로젝트 디베이터 인공지능은 사전에 토론 주제를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토론자를 상대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이 날 인공지능은 모든 데이터를 검색하고 추출할 뿐 아니라 인간 토론자의 반대 의견을 듣고 분석한 후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야 했다.


먼저, 인간 토론자는 정부가 우주탐사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녀는 보조금 지급은 기본적인 인간 욕구를 충족하거나 오직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일 경우에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앞선 인간 토론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직접 반박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주 탐사 보조금은 대개 과학 발견에서 오는 경제적 이익 같은 투자의 형태로 되돌아 온다."면서 "미국과 같은 나라는 우주탐사 계획을 갖는 것이 커다란 힘을 얻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고 주장했다.


토론하는 동안 인공지능은 세련된 여성의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펴나갔으며, 우주 탐사 보조금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개진할 때 독일 장관이 우주탐사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언급한 자료를 인용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우주 연구에 대한 첫 토론을 마친 뒤 토론은 원격의료에 대한 2차 토론으로 이어졌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기존에 AI가 막대한 양의 자료를 검색하고 분석하는 단계를 넘어서 인간 토론자의 의견을 듣고 분석한 후 다시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실험했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를 개발한 IBM 리서치 연구원 노엄 슬로님, 라닛 아하로노브 (사진=IBM 연구소)


프로젝트 디베이터 개발은 2011년에 IBM 왓슨 컴퓨터가 ‘제퍼디(Jeopardy)’ 퀴즈 게임에서 두 명의 인간 경쟁자를 물리친 이후 시작됐다. IBM 연구원 노엄 슬로님이 인간과 컴퓨터와의 토론을 제안했다.


"우리의 관점에서 토론 형식은 끝이 아닌 수단이다. 언어를 배우는데 큰 전략의 일부로 삼는 방법"이라며, "일반적으로 컴퓨터는 이해와 자신을 표현하는 데 크게 뒤떨어져 있다. 인공지능이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면, 사람들과 의사소통 할 수 있어야 한다."고 IBM 측은 밝혔다.


IBM은 이번 토론에서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 승패를 가를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인간 토론자로 나섰던 노아 오바디아는 컴퓨터가 몇 번 이상한 주장을 하기도 했지만 무서운 토론 상대였다며, 특히 컴퓨터의 유창한 말솜씨와 빼어난 문장 구사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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