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상하이 MWC에서 5G 기술력 과시...KT LG유플러스 최고경영진 참관, LG유플러스 도입가능성 가장 높아

내년 3월 세계 최초 5G(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총 10조원 규모의 장비도입과 관련, 국내 이통3사들이 중국의 화웨이 장비를 구입리스트에 올려 놓고 있는 것으로 블록체인밸리 취재진에 의해 26일 확인됐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5G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이통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LTE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도입이 점쳐지고 있으며 SKT와 KT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과거 화웨이장비의 우수성을 앞장서 공개적으로 옹호한 바있다.



SK텔레콤의 경우 계열사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이 화웨이인 점을 고려하면 화웨이의 장비 도입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 가운데 KT의 CEO(최고경영자)인 황창규회장이 직접 27일 부터 열리는 상하이 MWC를 참관한다. 화웨이와 국내 이통사 간 5G 장비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이는 대목이다.


중국 장비 제조사 화웨이는 이번 '상하이 MWC' 행사에 최대 규모 부스를 마련해 5G 기술력을 과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이미 글로벌 장비제조사들과 5G 장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7∼8월에는 장비업체를 선정하고, 9∼10월부터 상용망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상하이MWC에서도 화웨이를 비롯한 장비업체들과 물밑 협상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보안 문제, 기존 장비와 연동, 사후 관리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 상하이 MWC에는 600여개 회사와 6만8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행사장인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는 5만5000㎡ 규모의 대규모 전시장이 꾸려진다. 이번 행사에서 화웨이는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메인이벤트 파트너를 맡아 각종 프로그램을 주관한다.


화웨이는 전시장에서 5G 장비와 솔루션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화웨이는 상하이에 연구개발(R&D)센터도 두고 있어 참가 업체를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화웨이 5G 장비는 국내 5G 주파수 대역인 3.5㎓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기술력은 경쟁사보다 1분기 이상 앞서고, 가격은 30% 가량 저렴하다는게 화웨이측의 설명이다. 5G 투자 부담이 큰 이통사로서는 '가성비' 높은 화웨이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화웨이는 2009년부터 5G에 투자해 20개의 통신사와 5G 공동혁신을 위한 MOU를 진행 중이다.


또 30개가 넘는 선두 통신사들과 함께 서울, 도쿄, 밀라노, 런던, 벤쿠버 등 10개 도시에서 5G 조기 상용화 테스트를 마쳤다.



■ ‘화웨이 5G 장비 도입’ 반대 국민청원 등장…MWC상하이에서 화웨이 비전 선포


화웨이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내년 3월 5G 상용서비스 때 주력망으로 활용하는 3.5GHz 대역에서 삼성 등 국내 장비 업체보다 3~6개월 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기술력 차이는 차치해도 화웨이는 3.5GHz 대역 장비에, 삼성은 28GHz 장비에 기술개발을 집중해온 탓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모두 화웨이 5G 장비를 도입한다면 국내 통신 장비 생태계는 물론 단말기 시장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화웨이는 그간 LG유플러스의 4G 기간망과 단말기 일부를 공급하는데 그쳤지만 5G 장비를 팔 때는 5G 단말기도 함께 공급하는 걸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통신 장비 업계의 개발 일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밀어붙여 화웨이 이슈를 부각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3월에 등장했다 사라진 ‘화웨이 5G 장비 도입’ 반대 국민청원이 5G 주파수 경매(6월 18일)가 끝난 6월 22일 재개됐다. ‘5G 통신장비 국산만이 답입니다’, ‘화웨이 5G 통신장비 사용을 반대합니다’ 등 3건의 청원에는 24일 현재 30여명 남짓이 서명했지만, 주로 백도어 프로그램을 통한 기밀 유출 등 국가안보의 우려를 제기하며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다.


통신 3사가 정부가 제시한 2019년 3월 5G 세계 최초 상용화 일정에 맞추려면 늦어도 올해 10월까지는 장비를 선정해야 한다. 삼성전자 역시 9월까지는 3.5GHz 대역에서 100MHz폭 장비를 개발 완료하겠다고 이통3사에 전한 상황이나 화웨이는 이미 100MHz폭 이상을 지원하는 상용장비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져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 LG유플러스 도입가능성 가장 높아…정부 책임론도 부상


화웨이 장비 도입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13년 LTE 기간망 장비로 화웨이를 택한 LG유플러스의 이상철 전 부회장은 당시 이를 정면 돌파했다. 그는 “비용이 다른 데보다 낮은 측면도 있었지만, 세계 1위 사업자로서의 고객응대능력 등을 고려해 화웨이를 택했다”면서 “보안 문제는 전혀 없지만 우려를 제기하니 영국의 보안성 인증기관인 CCRA 같은 곳에 소스코드를 공개해 보안성 테스트를 받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에도 LG유플러스는 5G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5G 주파수 경매 직후 입장자료를 내고 “(3.5GHz 대역에서 경쟁사들보다 적은 80MHz 대역폭을 획득하는데 그쳤지만)선도적 장비 구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재 3.5GHz 장비는 화웨이만 당장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나 KT는 아직까진 화웨이 장비 도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앞서는 화웨이 장비가 매력적인 건 사실”이라면서 “삼성이 투자를 강화해 늦어도 10월 전에 3.5GHz 100MHz폭 지원 장비를 내놓아야 세계 최초 상용화를 우리 기술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2019년 3월 ‘세계최초’ 5G 상용화라는 홍보에 얽매인 탓에 주파수 경매를 지나치게 빨리 시행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화웨이 장비 독식 우려에 대해 9월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자신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은 “약간의 편차는 있다고 볼 수 있지만 9월 시험인증 표준이 완성되면 (주파수 사용기간이 시작되는)12월1일에는 (화웨이 등) 특별한 기업이 특별 경쟁 우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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