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차원에서 추진했지만 가능성 요원...보상한도액 적어 실효성 논란도


                                                 그림   블록체인밸리


최근 해킹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보험가입이 벽에 부딪혔다. 잇따른 사고에 협회 차원에서 추진하던 '단체 협상'도 성사 가능성이 요원해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고객 재산 안전 보장이 백척간두에 선 모양새다.


26일 블록체인협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협회는 현대해상, 한화손보와 접촉해 회원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보험 가입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다.


블록체인협회는 지난 4월부터 협회 차원에서 개별 거래소를 대표해 보험 가입 협상을 벌여왔다. 보험사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의신뢰도와 보안성을 문제로 개별 거래소의 보험 가입에 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회는 거래소들을 위해 한 보험사를 선정하고, 선정한 보험사와 개별 거래소와의 보험 가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었다.


협회 방안은 거래소들 입장에서 보험 가입이 사실상 어려운 거래소도 보험사를 찾을 수 있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한 번에 여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었다. 협회는 앞서 보험사들을 상대로 설명회까지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도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협회의 계획은 최근 빗썸 해킹 사건이 발생하면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350억 원의 피해 규모에 보험사들이 보험 인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협회가 앞서 설명회에서 거래소들의 강화된 내부통제와 보안성을 강조했다"며 "그러나 최근 국내 최대 거래소까지 해킹에 노출되면서 협회의 말을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직은 국내외 모두 가상화폐 위험과 관련한 통계 자체가 없는 상황인 데다 한두 군데도 아니고 단체로, 그것도 빗썸보다 규모도 작고 열악한 거래소의 보험 인수를 받아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특히 거래 규모가 크고 위험도가 높은 가상화폐 거래소 보험의 경우 보험사들도 재보험사와 계약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재보험사 자체가 가상화폐 거래소의 보안성을 신뢰하지 못해 보험 인수를 피하고 있다.


물론 거래소가 내는 보험료를 높이고 담보를 설정하는 방법으로 보험 가입이 이뤄질 수도 있다. 그러나 보험에 가입한다 해도 실효성에는 의문이 따른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보험은 보상한도액이 30억~5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가상화폐 거래소 중 관련 보험에 가입한 곳은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유빗(현 코인빈) 4곳이 전부이고, 이 중 보험금 최대 액수는 업비트가 가입한 삼성화재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으로 50억 원 수준이다. 나머지는 최대 보상액이 30억 원에 불과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해킹으로 350억원 상당의 가상통화를 도난당한 빗썸도 현대해상, 흥국화재 등에 가입했으나 모두 최대 액수로 보장을 받더라도 최대 보상액이 60억 원에 불과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잇따른 해킹으로 보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지만, 모든 거래소가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울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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