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사슬 수평적 통합으로 확대•발전...생산현장 문제예방•신사업 발견 효과


게티이미지뱅크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및 인공지능을 융합해 경쟁력을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에 따라,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맞춤형 생산이 제조업에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여기에 빅데이터 기반의 블록체인까지 가세하며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산업혁명과 정보통신혁명을 거치며 발전해온 제조업이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계 금융위기 이후 동반된 제조업 침체가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많은 국가가 제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앞다퉈 제조 혁신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정책 수립 등의 대안을 경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이 제조업에서 가시적으로 구현되는 생산 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은 ICT 기술을 융복합한 형태로, 제조를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종합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제조업과 ICT 사이의 융합으로 산업 기기와 생산 전 과정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소비자의 구매 욕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가 구현되면 각 공장에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의사 결정하는 데이터 기반의 공장운영 체계를 갖춤으로써,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현상, 문제들의 상관관계를 얻어낼 수 있고 원인을 알기 힘들었던 돌발 장애, 품질 불량 등의 원인도 알아낼 수 있다. 숙련공들의 노하우를 축적해서 데이터로 만들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고, 비숙련자들도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원격 조정할 수도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앞으로 특히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생산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장자동화의 수직적 통합 단계를 넘어 가치사슬의 통합으로 발전하고 있다.



■ 인공지능(AI)와 ICT를 입는 스마트 팩토리...240조원(2022년)의 시장규모


지금까지 공장자동화의 개념은 '공장'과 '제조'의 범위로 볼 수 있으나, 최근 스마트 팩토리 기술은 다양해진 소비자의 요구사항에 실시간 대응하기 위해 가치사슬의 수평적 통합으로 확대•발전하는 것이다. 수평적 통합 지원 기술에는 컴퓨터 지원설계(CAD)/컴퓨터 이용 공학(CAE) 등을 포함한 제품수명주기관리(PLM)솔루션, 시제품 생산이 수월한 3D 프린터, 가상과 실재를 연동할 수 있는 사이버 물리 시스템, 제조 프로세스 분석을 위한 공정 시뮬레이션 등이 포함된다.


스마트 팩토리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앤마킷츠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 팩토리 시장 규모는 2016년 1209억달러(약 135조원)였지만, 2017년부터 연평균 9.3% 성장해 2022년에는 2054억달러(약 2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함으로써 기업들이 공장 당 평균 10~15%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세계적으로 5000~6500억 달러의 잠재적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전자, 기계, 식음료, 자동차, 화학/플라스틱, 금속 업종에서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도 산업용 공장이 사물인터넷을 적용하는 산업 중 잠재적 경제 효과가 가장 큰 분야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 기술 가운데 '디지털 트윈'을 주목한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세계를 디지털 세계로 복제한 것으로, 제품•서비스•프로세스 등 실제 세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다. 2002년부터 제안됐던 오래된 개념이지만, 최근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실제에 더 근접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지면서 다시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10대 전략 기술 중 하나로 디지털 트윈을 선정하기도 했다.


가트너는 2021년까지 산업용 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의 절반 정도가 디지털 트윈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한 기업 가운데 전기전자•기계, 항공•국방, 자동차, 에너지 등 중공업 관련 기업의 비율이 8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단가가 비싸고, 구조와 설계가 복잡하며, 사용기간이 길고, 운용 중 점검이 까다로우며, 지속적인 유지 보수가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는 중공업 사업

에서 디지털 트윈 수요가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조만간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에서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 유형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되는데, 첫째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IT 그룹'과 GE•지멘스•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산업자동화 그룹'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부터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도 점차 입지를 넓혀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철강연속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포스프레임'을 자체 개발한 포스코는 올해부터 다른 업종과 기업에 이 플랫폼을 확산할 계획이다.



■ 현장 사례 : 인공지능의 날개를 달고 똑똑해지는 플랜트, 정유 화학…효율성 안정성 다잡아


국내 정유 화학 업계가 ICT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플랜트로 변모하고 나서 생산효율성과 공정 안정성 두 가지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 LG화학, 한화토탈 등 정유화학 3사는 각각 ICT 기술 융합, IoT(사물인터넷), 무선통신망 등을 활용해 생산성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ICT기술 융합을 통한 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맞춰 일찌감치 에너지•화학업계 최초 스마트 플랜트를 구축에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해 공정 운전 및 안정성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의 일환으로 주요 생산 거점인 SK 울산CLX부터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최우선 과제는 생산 효율성을 더욱 높이고 공정 안정성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으로 첨단 ICT기술을 융합해 인간의 오차를 줄이고 조기 위험감지와 이상징후 발견을 통한 공정운전 안정성 제고에 방점을 두고 진행 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초 스마트 플랜트 구축을 위한 TF를 신설하고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회전기계 위험예지 △스마트 공정운전 프로그램 △스마트 워크 퍼밋등 4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지난해 10월 대산 공장 사업장 내 LTE 전용망 구축을 완료하고 IoT기술을 기반으로 공장 내 상황을 서버에 실시간 기록하는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했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LTE전용망으로 사업장 내 인증받은 사용자만 접속할 수 있는 통신망 보안을 강화했고 안정적인 데이터 송수신으로 공장 내 IoT 기반업무 효율성도 높였다.


이전까지 제품 출하 검수 시 문서작업은 보관 과정에서 분실 위험이 컸었지만, 출하 체크리스트 및 검수 사진을 온라인 서버에 등록하면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일시에 해소시켰다.


이에 따라 실제 물류 차량의 공장 내 평균 체류 시간이 75분에서 1/3 수준인 25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IoT 기반 기술은 시간 효율화뿐만 아니라 공장 내 안전관리도 크게 강화시켰다는 평가다.


사업장 내 전반적인 모습은 고정 CCTV를 통한 모니터링에 한해 작업 모습 확인이 가능했지만 IoT를 활용한 산업용 직캠 도입으로 작업자가 현장의 실시간 영상을 방재실로 송출해 현장의 문제 발생 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졌다.


이 밖에도 기존보다 무게가 40% 경량화된 스마트폰 무전기, 공장 내 작업 인원 현황관리, 차량 이동운행관리 등 IoT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한화토탈도 최근 LG유플러스와 손잡고 ‘단지 내 전용 무선통신망(P-LTE) 기반의 스마트 플랜트 구현을 위한 업무 제휴(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향후 1년간 석유화학공장에서 P-LTE망을 활용해 전개할 수 있는 다양한 IoT 신규 사업을 함께 발굴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유화업계로는 최초로 단지 내 P-LTE망을 도입하며 스마트플랜트 프로젝트 추진의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석유화학공장에서 P-LTE망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한화토탈과 신뢰를 쌓았다.


현재 공정지역 내 방폭 스마트폰 사용, 이동형 CCTV 설치, 드론을 이용한 설비점검 등에 P-LTE망을 활용하고 있는 한화토탈은 이번 MOU를 통해 무선통신환경의 활용범위와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유량 계측, 가스 탐지, 펌프 가동 등 사람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설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IoT 기술이나 P-LTE망으로 구축된 무선업무환경에서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 등의 도입을 검토 중이며,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 있어 IT 전문기업의 조언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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