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각사 로고


케이뱅크가 자본금 5000억원을 간신히 마련한 케이뱅크의 갈증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케이뱅크가 중단했던 대출 상품들의 판매를 지난달부터 재개했다. 올 하반기 영업을 기세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 완화 없이는 앞으로도 대규모 증자가 어려워 영업 차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 성장 저해 요인인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요원하다. 이에 자본 확충에 애를 먹고 있다. 자본 문제는 신사업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초기 호기롭게 외쳤던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와 신용카드 사업 진출 소식이 흐릿해진 것도 이같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은산분리로 산업자본인 KT가 의결권 있는 지분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금융자본인 우리은행이나 BNK금융과 DGB금융 같은 지방 금융사가 지분율을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케이뱅크 못지않게 비대면 채널, 핀테크를 강화하고 있는 금융회사 주주들이 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크게 없어보인다. 증자를 해도 케이뱅크가 원하는 수준에는 못 미칠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일부터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 직장인K 신용대출 등 대출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자기자본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달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상품 신규 판매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 5월 말 기준 수신은 1조5300억원, 여신은 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4500억원, 2500억원 늘었다. 고객 수도 5개월새 62만명에서 75만명으로 뛰었다. 자본금이 수조원에 달하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자본금이 절대적으로 적지만 편리한 사용성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여전히 사용자가 몰리고 있다.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케이뱅크는 내달 12일 5000억원의 자본금을 갖추게 된다.


이는 지난해 9월 1000억원 규모의 1차 유상증자를 의결한 후 9개월 만에 이뤄진 추가 증자다. 당초 지난해 말 2차 증자를 계획했지만, 20개 주주사의 의견 충돌과 일부 주주사 불참 등의 이유로 연기되면서 대출 영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3.48%다.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대출영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5000억원을 증자해 총 자본금을 1조원으로 늘리는 게 필요하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 1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의했다. 증자분은 이달 12일에 납입돼 은행 자본금은 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당초 케이뱅크는 최소 1500억원 이상의 증자를 계획했다. 그러나 은산분리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고, 주주구성도 복잡해 매번 증자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를 10%로 제한한 것이다. 산업자본인 KT는 지분 10% 이상을 확보할 수 없다. 그 이상을 보유하려면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형태로 보유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인터넷은행의 평균 총자본비율은 11.36%로 지난해 말보다 3.11%P 낮아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 자료=금융위원회


카카오뱅크의 총자본비율은 10.96%, 케이뱅크는 13.48%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각각 2.78%P, 4.66%P 하락했다. 


경쟁업체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자본인 한국투자금융이 금융주력자로 나서면서 출범 1년 만에 1조원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해 대출영업 등에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이번 증자를 기반으로 앞으로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앱 기반 간편결제, 기업 수신 상품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파트담보대출은 인터넷은행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24시간 즉시 한도 조회와 대출 신청이 가능하며 주말이나 휴일에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결제원, VAN사 등을 거치지 않고 케이뱅크 계좌에서 발로 결제가 가능한 앱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와 비대면으로 법인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법인 수신 서비스도 개시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증자로 케이뱅크가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대출이 급증할 때마다 판매 중단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출범 이후 약 3개월 만에 예상을 뛰어넘는 대출 증가로 직장인K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없이 영업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현 은행법 체재 안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선 증자를 완벽히 마무리한 뒤 이를 기반으로 기존 상품 재정비 및 신규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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