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산 랍스터 美보다 싼 中… 비결은 빅데이터 '가격 혁명'
캐나다산 랍스터 美보다 싼 中… 비결은 빅데이터 '가격 혁명'
  • 김성주
  • 승인 2018.07.0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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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공동구매로 단가 낮추고 매장을 자동화 창고기지로 활용


           알리바바의 유통 기술이 결합한 신선식품 전문점 '허마셴성' 항저우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당일 산지에서 직배송된 채소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 알리바바


 중국 부동산시장에는 요즘 ‘허마권’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리바바의 신선식품 마트인 ‘허마셴성(盒馬生)’이 들어서는 동네마다 집값이 크게 뛰면서다. 허마셴성은 2016년 1월 상하이에 1호점을 낸 이후 베이징, 닝보, 선전, 항저우 등으로 확장하며 현재 10개 도시, 40개 점포로 늘었다. 온•오프라인 유통에 물류와 외식을 결합한 모델로 30~40대 소비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허마셴성은 중국 신유통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철저히 빅데이터에 의존한 영업전략이다. 

3일자 청년신보의 와이드 분석 기사다. 기사를 중심으로 빅데이터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중국 유통혁명 현장을 소개한다.


■ 오늘의 채소•싱싱한 해산물 가장 싸게


 항저우 허마셴성에는 수산물 코너와 신선 채소, 과일 코너가 매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매장 중앙에 있는 대형 수족관에는 보스턴산 랍스터, 러시아산 킹크랩, 노르웨이산 연어, 노르망디산 굴 등이 가득하다. 해산물을 고르면 직원이 천장의 레일을 따라다니는, ‘움직이는 장바구니’에 담아 계산대로 보낸다. 해산물을 푸드코트로 가져가 요리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펄떡이는 랍스터(500g) 한 마리 가격은 99위안(1만6000원). 직원 마씨(28)는 “캐나다산 랍스터는 이웃나라 미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싸다”며 “해산물을 싸고, 신선하게 먹기 위해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말했다.


육류 코너에는 호주산, 뉴질랜드산 등 산지별 최고 등급 소고기가 부위별로 진공 포장돼 있다. 채소와 과일 코너에는 ‘오늘 수확한 가장 신선한 식품’이라는 뜻의 ‘일일선(日日鮮)’이 자리잡고 있다. ‘월요일의 채소’ ‘화요일의 과일’ 등 요일별로 당일 새벽 산지에서 직송된 신선식품이다. 속여 팔지 않기 위해 포장지의 색상도 매일 바꾼다. 채소와 과일은 깨끗하게 손질돼 1~2인분용으로 압축 포장이 돼 있다. 한 60대 주부는 “신선하고 가격이 싼 데다 집까지 30분 이내에 배송해주니 만족스럽다”면서 “주말에는 요리하지 않고 이곳에 와서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 빅데이터가 이룬 신선식품 혁명


캐나다산 랍스터를 미국에서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이유는 물류 혁신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쇼핑몰인 티엔마오와 손잡고 원산지에서 신선식품을 직접 구매해 단가를 낮췄다. 알리바바와 인타이, 순펑 등 중국 주요 유통그룹과 택배회사,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물류업체 차이니아오를 세우고 전 세계의 상품을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게 한다. 매장 주변에 300㎡ 규모의 물류합류구역을 설치해 자동화 운송시스템을 만들었다. 주문을 접수하면, 매장에서 물건을 보온박스에 넣어 자동운반시스템을 통해 출고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분 이내다.



농산물은 농가와 직접 계약을 해 필요한 물량만큼만 수시로 발주한다. 장궈훙 허마셴성 수석부사장은 “진열대에서 상품이 빠지는 것을 수시로 파악해 어느 요일, 어느 계절, 어느 지역에서 어떤 물건이 얼마큼 팔리는지 빅데이터로 수집하고 있다”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가에 주문하자 재고가 거의 남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유통 실험을 위해 허마셴성에서는 알리페이나 허마셴성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티몰,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의 기존 온라인 플랫폼에서 쌓은 빅데이터와 허마셴성 자체 빅데이터가 합쳐지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는 허마셴성의 입점 지역 상권을 분석해 그 수요에 맞춰 재고관리와 상품 구성을 하고 있다. 지역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마셴성 푸드코트에서 만드는 메뉴, 향신료, 소스 등을 차별화하고 있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허마셴성이 단지 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킨 것뿐만 아니라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했고, 중국의 지역별 식문화에 대한 지도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 전통마트 대비 매출 5~10배 증가


허마셴성의 소비자 중 65%는 25~35세의 기혼 여성이다. 이들은 더 좋은 품질과 더 좋은 경험을 원하는 세대다. 알리바바는 허마셴성을 통해 이들에게 신뢰와 경험을 팔아왔다. △스마트폰 기반의 소비 경험 △믿고 살 수 있는 신선식품의 구매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유통 혁신을 주겠다는 목표로 했다. 신유통 실험은 성과를 내고 있다. 매장당 소비자 1인당 평균 구매 빈도는 월 4.5회, 매장당 효율은 기존 마트보다 3~5배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신뢰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모바일 주문 비중도 늘고 있다. 온라인 주문 비중은 50%를 넘어섰고, 상하이 진차오 매장은 온라인 주문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허마셴성을 통해 하고자 하는 목표는 매장 확대가 아니다. 호우이 허마셴성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신선식품, 슈퍼마켓과 외식, 전자상거래와 물류배송 등을 모두 합친 실험을 한 것은 허마셴성이 처음”이라며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빅데이터와 기술, 운영 능력을 갖추고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과일에 부착된 QR코드 찍었더니… "38시간 뒤에 드셔야 가장 맛있습니다"


<징둥그룹이 베이징 이좡에 문을 연 신선식품 매장 세븐프레시에서 소비자들이 과일의 당도와 산지 정보 등을 알려주는 '스마트 미러' 앞을 지나고 있다.>


“이 망고는 대만 남부 타이난 농가에서 7일 전 수확했습니다. 38시간 뒤 당도가 최고에 달할 것이며, 이 제품을 구매한 다른 소비자의 만족도는 98%입니다.”


중국 베이징 이좡에 있는 세븐프레시 매장. 이곳에서 과일이나 채소를 사는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위를 향하고 있다. 사려고 하는 신선식품의 원산지, 수확시기, 최적의 섭취 일자, 소비자의 평균 만족도까지 한눈에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 ‘스마트 미러’를 보기 위해서다.


세븐프레시는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징둥그룹이 지난해 문을 연 신선식품 전문 매장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스마트 미러다. 각 식품의 패키징마다 QR코드가 찍혀 있고, 지정된 QR 리더기에 갖다 대면 대형 스크린에 원산지와 생산자 정보, 당도 등이 표시된다. 주더후 세븐프레시 총괄매니저는 “단순한 원산지 정보를 넘어서 언제 먹으면 가장 맛있는지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계획적인 구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징둥그룹은 온라인 플랫폼 JD닷컴을 통해 2012년 신선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사업 초기부터 월마트, IBM, 칭화대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블록체인 기반의 신선식품 유통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시 가트너 징둥그룹 해외사업부 부사장은 “중국 300개 도시에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2000개 이상의 신선식품 생산자와 협력을 맺었다”며 “기존 전자상거래가 공산품 거래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신선식품에서의 경쟁력이 신유통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트너 부사장은 또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은 더 신선하고 고급스러운 식재료를 찾기 시작했다”면서 “스페인 최고급 하몽에서 프랑스산 치즈 등 프리미엄 신선식품으로 전체 제품의 75%를 채웠다”고 설명했다.


세븐프레시도 알리바바의 허마셴성처럼 매장의 한 부분을 푸드코트로 채웠다. 막 구매한 신선식품을 바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도록 꾸민 것. 첨단 기술을 더한 융복합 매장으로 꾸미자 세븐프레시의 면적당 매출은 기존 대형마트 대비 5배 이상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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