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때리는 진짜 속내도 5G 주도권 잡기위한 ‘견제구’

5세대(G) 이동통신이 국내에서만  2030년 최소 47조8천억원의 사회경제적인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9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5G 보고서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자동차 헬스케어 스마트팩토리 등 10개 주요 산업에서 최소 42조3천억원의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


5G는 그 자체로 산업이다.


하지만 5G가 주목을 받는 부분은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키는 핵심 원동력으로 기반기술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


지난 산업혁명에서는 전기, 컴퓨터, 증기기관 등 당시의 최상위에 있던 핵심기술이 각종 산업에 활용되면서 사회를 바꿨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5G가 그 주인공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주요 동기 가운데 하나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라고 CN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5G는 앞으로 수년 내에 수십억대의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부터 스마트시티, 무인자동차에 이르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이다.


CNBC는 5G 기술이 미국으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핵심이고, 중국으로서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야심을 충족시켜줄 기술이어서 미•중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분야라고 전했다.


수조달러의 잠재적 가치가 있는 5G 기술에서 중국이 앞서가면서 미국이 판을 뒤엎기 위해 시간벌기에 나선 것이 무역전쟁의 본질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이 처럼 5G는 현 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으며, 이에 따라 5G가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할 것이다.


■ 5G기술 수십조달러 경제적 가치


5G 국제기준은 지난해 12월 만들어졌지만 본격적인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 통신업체 리바다 네트웍스의 데클란 갠리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5G 장비부문은 중국 ZTE•화웨이와 노키아•에릭슨 같은 유럽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고 여기에 퀄컴•인텔 같은 미 반도체 업체, 이동통신사들이 뒤따라 가는 모양새라면서 이게 무역전쟁의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갠리는 미•중 무역전쟁 주요 동인 가운데 하나인 5G 주도권 다툼은 "누가 5G 모델, 설계, 어젠다를 규정하고 통제하느냐에 관한 것"이라면서 "5G는 사이버 영역의 (경쟁 없는) 블루오션, 그것도 심해"라고 덧붙였다.


5G 기술은 수조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분석으로는 2035년이 되면 5G가 전 세계에서 12조3000억달러어치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미국의 무역전쟁은 이 판을 뒤집어 중국의 우위를 저지하고 미 업체들이 기술을 개발할 시간을 벌게 해준다.


기술개발과 특허권에서 중국 업체들은 미국 기업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기 시작했다. 유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전년비 특허신청은 13.4% 증가한 반면 미 기업들의 특허신청은 고작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화웨이와 ZTE는 세계 최대 특허신청 기업들로서, 중국 기업들이 특허권을 바탕으로 기술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5G에서 중국이 두각을 보이는 것은 주파수 배분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나 서방의 경우 주파수 경매를 통해 가장 높은 값을 부른 업체에 좋은 주파수대가 배정된다.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높은 입찰가와 이후 기술경쟁력 약화를 부른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 영국 외무 "5G 선점 중국 승리" 유럽도 경계


엄청난 금액을 주파수 경매에 쏟아부은 뒤에는 자금이 달려 기술개발 여력이 별로 남지 않고, 결국 기술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 이통통신 업체들은 2~3개 국영 이동통신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정부가 이들 업체에 주파수를 배정하는 톱다운 방식이어서 중국 업체들은 막대한 주파수 경매비용을 투자로 돌릴 수 있다.


리바다 네트웍스의 갠리는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운용과 투자를 지속할 수가 있고, 덕분에 5G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미 업체들을 제치고 이 부문에서 우위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 유럽, 미국 통신업체들은 자금난 등으로 고사하겠지만 중국은 앞으로 수년간은 내수시장에서 끄떡없이 버틸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의 최근 발언은 중국의 5G 시장 부상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잘 드러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외무장관은 "중국이 승리를 앞두고 있다. 중국은 5G를 선점했고, 길을 찾았다"면서 "모두가 미국이 아닌 중국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장비들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대표 황창규)는 다음해 3월 5G 상용화를 앞두고 5G 도입에 따른 주요 산업, 환경 변화와 5G가 제공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분석한 ‘5G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

■ 자동차, 5G 네트워크 최대 기대주

자동차 분야에서 5G를 통한 전략적 편익은 2025년 연간 8천755억원, 2030년 기준 연간 2조1천1억원으로 추정됐다. V2X 기술 향상과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통한 차량 모니터링, 원격진단이나 유지보수를 지원하는 텔레캐틱스의 진화에 따른 가치 향산으로 계산된 수치다.

또 운영상 편익과 소비자 편익은 2030년 각각 3천875억원, 4조2천800억원으로 추산됐다. 데이터 관리 활용 역량 향상은 자동차 생산성 증가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 안전과 편의성,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될 것이란 뜻이다.

자동차 산업도 통신산업 못지 않게 광범위한 생태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써드파티의 편익도 따져볼 부분이다. 보험 등 5G를 통해 차량운행정보를 활용한 써드파티 편익은 2030년 연간 5천77억원으로 추정됐다.

완전한 수준의 자율주행이 실현되는데 5G는 빠질 수 없다. 센서 기반의 차량 내 자율주행 기술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5G 기반의 V2X 기술을 통한 자동차는 5G의 가장 큰 수혜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터널 주행 중인 현대차 넥쏘 자율주행차 (사진=현대차) 

■ 스마트팩토리로 진화하는 5G 기반 제조업

제조업 분야에서 5G를 통한 가치 창출은 2030년 15조6천억원에 이른다. 타 산업과 비교해 굉장히 큰 수치다. 현재 제조업은 많은 통신장비가 유선 기반으로 구축돼 있지만, 5G 시대에 스마트팩토리로 나가기 위해서는 5G가 구현하는 초고속·초연결·초지연 네트워크로 넘어올 수 밖에 없다.

단연 전략적 편익이 큰 편이다. 개별 소비자에 맞춤형 생산전략을 취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제조업의 5G 도입 전략적 편익은 2030년 10조4천100억원에 이른다.

또 운영상 편익은 2030년 5조1천900억원으로 추산됐다. 센서,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기반으로 불량률을 줄이고 납기 오류를 최소화해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사물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개념도. (사진=독일 인더스트리 4.0 보고서) 

■ 헬스케어, 5G로 날다

헬스케어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산업이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는 날이 갈수록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의료서비스는 질병 발생 이후 병원을 찾는 구조다. 반면, 5G 도입 이후 초연결 기반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진단이 가능하다. 건강정보를 수시로 확보해 예방과 예측 중심으로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원격진료 등은 제도적인 문제 해결이 선결돼야 한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5G를 통한 가치는 2030년 기준 2조9천억원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전략적 편익은 5천791억원, 운영상 편익은 2조2천800억원, 소비자 편익은 462억원, 써드파티 편익은 52억원이다.


                                       효성병원 의료진이 청주여자교도소와 연결해 원격진료를 하고 있다. 



■ 운송 물류를 바꾼다


운송 분야에서 발생이 예상되는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는 2030년 2조8천억원 규모다. 운송차량 운행 이력과 운전자 습관 데이터를 빠르게 공유해 화물 운송 산업 내 영향을 파악하고 최적화된 운송 루트를 배분할 수 있다.

즉, 물류비용 감소 기여분을 5G의 전략적 편익 효과롤 추정하고 적재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는데 따른 계산을 더한 것이다.


                                                               알리바바의 물류 로봇 (사진=왕이) 



■ 1차 산업과 4차 산업의 만남, 농업


농촌 인구의 감소, 고령화, 농가소득 정체, 기후 변화 등으로 농업 관련 산업이 약화되는 추세다. 농업 종사자 감소는 비단 국내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노동력 절감을 위한 해결책으로 ICT 융합을 점치고 있다.

스마트팜은 생육 정보와 환경 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해 노동력, 에너지, 양분을 적게 투입하고도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다. 단순히 재배 환경을 원격으로 조작하는 것을 넘어 빅데이터를 통해 미래 농업으로 발전될 수 있다.

미래 식량 문제를 단순히 금액 가치로 따질 수는 없다. 그럼에도 스마트팜 구축 비용 절감과 진입장벽 최소화 기여를 통해 2030년 농업 분야의 가치 발생 규모는 2천607억원으로 추정됐다.


                                                                            농업용 드론 


■ 대용량, 저지연이 보안 산업 키운다

2030년 보안 산업 분야의 가치 는 0.72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5G의 대용량, 저지연 데이터 전송을 통해 실시간 위협 감지 등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스마트 카메라 시장이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영상 CCTV 보안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홈IoT 서비스 가운데 가장 각광을 받는 분야도 CCTV다. 여기에 5G를 통한 고화질 동영상과 고품질은 실시간 연결 용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능형 CCTV 화면


■ 5G 기반의 실감형 미디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미디어는 5G 상용화 첫 논의가 나온 수년전부터 언급된 서비스다. 여전히 5G의 사업모델(BM)이 불투명하다는 논의가 많지만 실감형 미디어는 이미 한자리를 차지한 모양새다.

실감형 미디어는 특히 실감형 엔터테인먼트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또 광고 시장의 일대 변혁도 점쳐지고 있다.

미디어 분야의 가치 발생 규모는 2030년 기준 최소 3조6천억원으로 추산됐다. 5G는 모바일 실감형 미디어 시장 개척의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또 5G 기반 실감형 광고 시장은 최대값의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다.

                                                       브라이트 '스페셜포스VR' 체험 모습 


■ 지능형 전략망 기반 기술은 5G


스마트그리드. 기존 생산자 중심 전력체계가 아니라 능동적 소비자를 고려한 양방향 전력 시스템을 뜻하는 말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저장시스템, 지능형검침인프라, 지능형 송배전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이처럼 다양한 기기와 시스템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5G 통신으로 수많은 기기 간 데이터 전송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5G를 통해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전력사용량 모니터링 관제가 가능해지고 전력 소비패턴의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나아가 친환경 에너지 확산 기폭제로 꼽히는 마이크로그리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작은 지역 단위의 독립된 분산 전원시스템으로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지능화된 전력망을 통해 에너지 분야에서 2030년 기대할 수 있는 사회파급가치 규모는 1조1천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스마트그리드 개념도 (출처=스마트그리드협회 2012년 보고서) 

■ 고객 맞춤형 쇼핑 + 물류 고도화


유통 산업 분야도 5G를 통한 수혜주로 꼽힌다. 초고속인터넷 시대에 온라인 쇼핑, LTE 시대에 모바일 쇼핑이 급성장을 이룬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5G 시대 유통 산업은 플랫폼 사업자 중심의 ‘유통 4.0’이란 용어로 설명되고 있다. 직거래 방식의 유통 1.0,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2.0, 온라인과 모바일의 유통 3.0에 이은 다음 단계가 찾아온다는 뜻이다.

온오프라인 경계의 붕괴, 소비자의 구매방식 트렌드 변화에 따라 옴니채널이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선 실감형 미디어가 힘을 보탤 전망이다.

또 IoT 기반의 물류로봇으로 물류 관리 체계화도 상당한 산업적 가치를 일으킬 전망이다. 아마존의 경우 이미 지능화된 물류센터와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이 물류로봇은 이미 운영비용을 20%나 줄였다.

이에 따라 2030년 물류모니터링, 물류로봇 확대와 전략적 마케팅, 소지자 효용 등을 더해 유통산업 분야는 2조5천억원의 가치가 발생할 전망이다.

                                                                 쿠팡 물류센터 자료사진 


■ 빅데이터, 블록체인으로 진화하는 금융


​전통적인 금융회사는 이미 핀테크 스타트업이나 ICT 기업이 제공하는 더욱 편리한 금융서비스의 도전을 받고 있다.

5G 시대에는 소비자 요구에 대응할 수 새로운 기술이 나올 전망이다. 금융산업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수용해 의미있는 정보로 재생산하고 서비스에 적용하는데 5G가 필수적이란 이유에서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P2P 거래는 5G에서 새로운 금융플랫폼을 창출시키고 효용도 이끌어낼 전망이다. 신뢰성과 속도가 보장되기 때문에 금융서비스 회사는 수익창출, 소비자는 편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산언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5조6천억원의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P2P대출의 기본 흐름. 투자자의 자금이 차입자들에게 분산투자되고, 대신 투자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 원금과 함께 이자를 수익으로 얻는다.(자료=어니스트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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