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국 베이징 바이두 본사에서 현대·기아차와 바이두가 '커넥티드 카 전략 협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대·기아차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 추교웅 이사(오른쪽)와 바이두 커넥티드카사업부 쑤탄 총책임자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카 개발 진영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래차 기술 확보를 위해 수년간 탄탄한 협력관계를 다져온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 바이두와 단순한 협업을 넘어 향후 전략까지 논의하는 전방위 동맹관계를 맺었다. 그동안 한정된 기술업무 협력관계에서 미래 전략방향과 세부 첨단기술까지 긴밀하게 협의해가는 운명공동체가 된 것으로 현대.기아차 커넥티드카 진영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미래차 개발 동맹관계 강화


10일 현대.기아차는 중국 베이징에서 바이두와 '커넥티드 카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2015년이후 차량용 폰-커넥티비티 서비스, 통신형 내비게이션,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등 커넥티드카 일부 기술을 프로젝트 방식으로 공동 개발해왔다. 이번 협약은 커넥티드 카.음성인식.사물인터넷 서비스.인공지능(AI) 등 미래차 4대 핵심 분야에 걸쳐 전면적인 동맹관계를 선포한 것으로 향후 중국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확고한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첫 수행 과제는 지도와 빅데이터, AI, 각종 인터넷 포털 서비스 등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차량 내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의 공동개발이다. 차량용 AI 로봇 개발에도 역량을 결집한다.


앞서 양사는 협업을 통해 개발중인 차량용 'AI 샤오두 로봇'을 중국 국제전람센터에서 개최된 '바이두 AI 개발자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날씨, 뉴스외에도 일반적 주제의 대화와 개인 스케줄 관리 등이 가능하고, 내비게이션, 공조시스템, 미디어, 도어 개폐 등 차량 내 주요 장치들을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다. 예컨대 운전자가 "샤오두, 세상에서 누가 제일 잘 생겼지?"라고 물어보면 로봇은 카메라로 운전자를 찍은 뒤, "스크린에 나온 바로 이 분입니다"라고 대답한다.


또한, 운전자 안면 인식을 통한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졸음운전 등 운전자 행동 경고 등 기존과 차원이 다른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도 실행된다. 현재 양사는 자율주행 플랫폼도 개발중이다. 이에 따라 이번 협약을 통한 최종 목표 지점은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개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커넥티드카 진영 구축 가속화


업계에선 각사와의 전략적 협업이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카 진영 구축의 본격적인 행보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공을 들여 투자한 미국, 이스라엘 등 해외 기업들을 비롯해 협업중인 중국 유수의 기업들을 합치면 총 9개사가 현대.기아차를 주축으로 똘똘 뭉쳤다. 향후 커넥티드카 주도권 확보를 위해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를 구심점으로 세력 확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음성인식 정보검색업체 '사운드하운드'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개발업체인 이스라엘 '옵시스'와 미국 메타웨이브, 싱가폴 차량공유업체 '그랩', 이스라엘 통신반도체업체 '오토톡스' 등 10개월간 커넥티드카 개발과 연관된 6개 업체에 줄줄이 투자를 단행했다. 여기에다가 중국에선 바이두외에도 인포테인먼트 기업 텐센트, 빅데이터기업 차이나유니콤 등과도 기술개발을 위해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손잡은 해외기업만 9개사다.


텐센트와는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인 'QQ뮤직'을 탑재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연말까지 중국 현지에 출시되는 신차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2대 통신업체인 차이나 유니콤과는 빅데이터 센터 구축에 나섰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 고도화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이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에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확대하고 다양한 폰 커넥티비티와 음성인식 서비스 등을 신차에 적용하는 등 미래차 시장 선점에 뛰어들고 있다"며 "현대.기아차는 해외 기업과 전략적 제휴관계 강화와 함께 세력확장으로 커넥티드카 시장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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