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발전설비가 발전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되면서 분산형 에너지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분산형 에너지원은 원전이나 화력 등 대형 전원을 대신해 소비자 인근에 위치한 중소형 친환경 신재생, 분산발전,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수요반응자원 등이다.
또 공급과 수요 양방향 정보교환이 가능해지면서 에너지시스템 운영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에너지 서비스 결합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에너지 운영시스템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분석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로 에너지 활용의 스마트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4차 산업혁명이 에너지 산업의 근본 변화를 유도하고 새로운 서비스 창출에 기여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AI형 에너지 운영
우선 스마트 그리드 기반에서 에너지공급에 대한 자동제어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에너지 생산 및 소비에 대한 효율적 운영이 가능해졌다. 스마트 그리드는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융복합된 차세대 에너지 운영 체계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물인터넷(IoT),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기술로 최적화된 에너지 사용을 자동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으며 다양한 에너지 설비기술 발달로 지역단위 에너지 생산 및 소비가 가능해졌다.
에너지 저장기술은 소규모 분산형 전원과 결합하면서 마이크로그리드, 가상발전소 등 에너지 시스템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에너지관리시스템(EMS)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특정 지역 에너지 생산 및 소비를 최적화할 수 있다.
새로운 에너지 서비스 관련 비즈니스 모델도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전력사용량에 기초해 에너지 소비뿐만 아니라 생활패턴까지 분석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 국내·외 지능형 에너지 산업 동향
미국·일본·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는 대부분 전력 판매시장이 개방돼 있다. 민간 기업이 자생적으로 에너지 서비스 관련 신규 사업모델 개발경쟁에 뛰어들어 새로운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에너지 시스템은 산업 내 구조변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공기업 운영 위주의 전통적 규제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단일 에너지 판매사업 외에는 다양한 에너지 서비스 개발이 부진하다.
미래 에너지시스템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결합, 즉 지능정보기술로 지능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스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해 충족하고 잉여 에너지를 판매하거나 구매하는 사업자인 'E-프로슈머'도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분야와 연관 분야를 융합해 에너지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에너지 4.0'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 4.0 시대에서는 에너지 분야의 획기적 구조 변화를 촉진한다. 이는 한 가지 기술이 아닌 여러 적정 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진다.
에너지 4.0 주요 특성으로 가상물리시스템(CPS)을 꼽을 수 있다. 가상물리시스템은 인간 주변 환경에 존재하는 건물, 국방, 도로, 전력망, 공장 등에 IT를 융합해 물리시스템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말한다.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 분석 및 제어함으로써 에너지와 전력망, 교통시스템, 공공기초 시설에 적용할 수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AI 기반 에너지 수요관리도 예상된다. ICT 기반 에너지 수요 관리를 통해 시스템 차원 효율 개선 효과와 최종 소비자 행동 변화 견인, 신산업 육성 및 고용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에너지를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능화된 서비스 중심 플랫폼인 에너지인터넷(IOE)과 IoT 또는 CPS 기술을 적용해 도시 삶의 질을 개선하는 스마트 시티도 에너지 지능정보기술로 구현이 가능하다.
3D 프린팅으로 태양전지 생산이 가능하고 일상 생활에서 버려지거나 사용하지 않은 작은 에너지를 모아 사용 가능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에너지 하베스팅, 빅데이터 기반 에너지 측정과 분석 서비스도 조만간 실현될 전망이다.
각 가정에서는 지능형원격검침인프라(AMI)를 구축해 스마트폰으로 에너지 사용을 원격조정 또는 자동제어할 수 있다. 단순한 홈 네트워크를 넘어 스마트 가전을 통해 새로운 산업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스마트 빌딩 및 공장 에너지 효율과 생산성 향상도 극대화할 수 있다. 결국 에너지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은 에너지 시스템 전환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능형 전력 시스템 구조 개념도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 김진호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가 '에너지시스템 이노베이션 연구실'에서 미래에너지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에너지기술과 경제경영과학 융합을 통해 차세대 에너지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김 교수가 연구하는 차세대 에너지시스템은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스마트한 미래에너지 기술에 기초하는 혁신적인 에너지 체계를 의미한다. 미래 에너지시스템의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투자와 운영을 위한 합리적인 과학기술정책 및 경제경영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이론연구와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또 에너지 신기술과 경영경제 이론을 접목해 미래 지속 가능한 차세대 에너지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한 핵심기술 및 이론을 개발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에너지공학과 전력계통을 포함하는 공학이론과 경영과학이론, 에너지정책 등 다양한 경제경영 이론을 융복합하는 다학제적 연구를 통해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는 실용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데이터 분석, 러닝 알고리즘 개발, 예측, 최적화, 시뮬레이션, 통합시스템 개발을 다룬다.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에도 참여하고 있는 김 교수는 같은 학교 황의석 기계공학부 교수, 임혁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과 공동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지원으로 중소형 건물용 기술-비즈니스 융합형 플렉시블 수요반응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플렉시블 수요반응 플랫폼이란 빌딩의 다양한 분산형 에너지원의 발전정보와 전력수요패턴, 에너지시장 거래와 가격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결합해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유연성을 최적화하는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빌딩 에너지관리 기술이다.
김 교수는 향후 에너지 시장거래 메커니즘과 서비스를 연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융복합 정책제도도 설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단순 에너지소비절약 및 고효율 기기교체 위주의 에너지수요관리 분야에 AI와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접목할 방침이다.
황의석 교수팀은 확률적 모델링 및 AI 기법을 기반으로 빌딩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ESS 및 전기차 충방전 패턴을 정확하게 분석한다. 임혁 교수팀은 빅데이터 기반의 통계적 기법 및 클라우드 기반 기계학습이론을 활용해 경제성과 기술특성을 반영한 스마트 빌딩 에너지 최적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장재형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은 개발된 기술을 시범 적용할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연구팀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은 GIST 신재생에너지연구동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실증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연구동에는 PV발전 외에 250kW급 저장장치, 서비스 연계형 전기차, 프로그래머블 양방향 충전기 등이 구축될 예정이다.
향후 국내 에너지 기술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