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페이스북, 소셜미디어 사업에만 안주...주가 폭락 잇따라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그들의 사업 모델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대니얼 이브스 GBH인사이트 연구원)


소셜미디어 업체들의 주가가 잇따라 폭락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 26일(현지 시각)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주가가 19% 하락한 데 이어 27일 트위터마저 지난 2분기 사용자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이날 하루 20% 이상 주가가 내려앉았다.


외신들은 이 업체들이 이용자를 끌어모은 뒤 광고로 수익을 올리는 예전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다른 IT(정보기술) 기업이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분야를 개발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투자은행 베어드의 콜린 서배스천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지난 수년간 성장에만 몰두하던 소셜미디어의 사업 방식에 일시 정지 버튼이 눌렸다"고 말했다.


■ 페이스북 이어 트위터까지 주가 폭락


트위터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월간 이용자 수가 3억3500만명으로 지난 1분기에 비해 100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비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4% 증가한 7억1100만달러(약 7950억원)를 기록하고 순이익은 흑자전환했지만 주가는 이날 20.5% 하락했다. 그 결과 시가총액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가 증발했다. 투자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매출과 이익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용자 수 변화에 싸늘하게 반응한 것이다.



트위터 이용자 수가 감소한 이유는 자체적으로 서비스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테러 찬양 같은 악성 계정을 폐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악성 계정 300만개를 스스로 폐쇄했다.


트위터는 그동안 테러 선전 글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연예인, 정치인, 사업가 등이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암시장에서 가짜 계정을 거래한 사실이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드러나자 가짜 계정 삭제 작업에도 돌입한 상황이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표현을 하면서도 안전함을 느끼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계정 삭제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페이스북도 2016년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정보가 한 영국 컨설팅 업체에 통째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페이스북 이용자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는 결국 광고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한다. WSJ는 "소셜미디어 이용자 수가 감소하거나 소셜미디어에 추악한 콘텐츠가 득실거린다면 광고주들은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소셜미디어는 성장 정체, 클라우드는 승승장구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위기는 이용자 수 확보에만 몰두하다 새 사업 모델을 만들지 못한 탓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실제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가운데 광고에만 매달리는 페이스북을 제외하고 다른 기업들은 대부분 신성장동력을 구축했다.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서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한 매출을 기록했다. 아마존 전체 매출의 11%, 영업이익의 65%를 클라우드가 차지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역시 클라우드 사업·하드웨어 판매 등 '기타 사업'에서 올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5%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또한 윈도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바꿨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기업들은 방대한 빅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해놓고 각종 정보를 분석해 사업 전략을 짜야 하기 때문에 아마존과 같은 업체에 큰돈을 주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트위터가 지금과 같은 방식을 고수하면 미래가 암울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장조사업체 피보탈 리서치의 브라이언 와이저 연구원은 "마치 초콜릿을 만들어 팔던 회사가 갑자기 샐러드 사업에 진출하는 것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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