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유통 창작자 중심 재편...저비용 고품질 음원 이용 기대



디지털 음원 시대로 전환하면서, 음악 산업은 저작권, 유통구조, 중개인 수수료, 불법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블록체인이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자본 중심의 음원 유통 구조를 창작자 중심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현재는 음악유통 과정에서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이 개념적으로만 논의되는 수준이지만, 주요 음악 플랫폼 사업자가 블록체인을 전면적으로 도입할 경우, 관련 산업에 큰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중들의 음악 취향이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가운데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들이 탄생하고, 이들이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국내외 음원 시장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음악 서비스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음악 산업 플랫폼인 뮤지카는 지난달 31일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뮤지카는 글로벌 창작곡·악보 플랫폼 마이뮤직시트와 종합 피아노 포털 마피아니스트를 운영하는 마피아컴퍼니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아티스트와 소비자가 주도하는 자생적이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창조하고자 기획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뮤지카는 분산화된 디지털 음악 생태계를 구축해 누구나 아티스트 발굴, 후원, 음악의 생산, 그리고 소비에 이르기까지 음악 산업의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가상화폐 뮤지카코인(MZK)이 사용된다. 생태계에 처음 발을 들인 구성원을 위한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고, 팬들이 커뮤니티에서 음악을 구매하고 아티스트를 후원하는 등 생태계 내 대부분의 활동에서 가상화폐가 사용된다.


소비자는 음원 스트리밍, 음원, 악보, 악기의 구매와 판매, 레코딩 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가상화폐로 이용할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아티스트의 음악 활동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할 수도 있다. 그 수익 또한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공유한다.


정인서 마피아컴퍼니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음악 산업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어떻게 하면 충성도가 높은 커뮤니티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배워왔기 때문에 눈에 띄는 (서비스의) 발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음원스트리밍 플랫폼 '마에스트로'도 블록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아티스트(창작자)와 소비자(팬)를 중간 유통사 없이 바로 연결해준다. 기존 음원 플랫폼이 제공하고 있는 사용료보다 낮은 사용료, 고품질의 음원을 아티스트로부터 직접 제공받을 수 있는 P2P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소비자가 이용한 모든 스트리밍 횟수 및 다운로드 횟수 등의 사용 내역이 블록체인 시스템에 자동으로 등록돼 음원 시장에서 이슈가 된 음원 사재기나 순위조작 등이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발라드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인물로 꼽히는 조영수 작곡가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음악 플랫폼 서비스 '레코드팜'은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관리 기술을 통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2018년도 글로벌 스타벤처 육성 사업'에 선정됐다. R&D(연구개발)를 본격화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저작권 보호 기술개발'과 '음악파일 분산 저장기술(IPFS)'을 개발한다. 신해용 레코드팜 대표는 "이 기술 개발을 통해 창작자는 본인 창작물의 이용 현황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과거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멜론을 소유하고 있던 SK텔레콤도 블록체인 기반 음원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3개사와 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음악 플랫폼을 출시하는데 협력키로 했다. 새로운 음원 서비스는 블록체인을 통해 합법적으로 구매하지 않은 음원을 차단, 음원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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