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내달 슈퍼컴 5호기 도입...국가연구망 연계 전략 수립키로


국가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된다. 세계 11위 성능인 슈퍼컴퓨터 5호기에 가상화 기술을 접목, 기업과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맞춤형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림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다음달 가동하는 슈퍼컴 5호기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이어 올 연말까지 슈퍼컴 5호기와 국가연구망을 연계한 클라우드 전략을 수립한다.

■ 슈퍼컴 용량 10% 내외 클라우드 서비스

KISTI가 크레이코리아를 통해 도입한 슈퍼컴 5호기는 연산 속도가 이론성능 기준 25.7페타플롭스(PF)에 달하고 계산노드가 8304개다. 1PF는 1초에 1000조번 연산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70억명이 40년 걸리는 계산을 1시간 만에 해낼 수 있다. 슈퍼컴 5호기는 인텔 제온 파이 7250 프로세서 56만4740개, 인텔 제온 6148 프로세서 5280개를 탑재하는 한편 약 800테라바이트의 메모리를 채택했다. 스토리지 용량은 약 21페타바이트(PB)에 달한다.

이같은 성능은 최근 발표된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순위 11위 수준이다. KISTI가 운영 중인 4호기보다 70배 빠른 성능으로, 뇌•우주•생명현상 등 인간이 풀기 힘든 난제를 풀거나 AI•반도체•AR(증강현실) 등 최신 산업기술 개발에 쓰인다. 국방•에너지•재난대응 등 국가 현안 해결에도 활용된다. KISTI는 슈퍼컴 외에 전국에 센터를 두고 10~100Gbps 속도의 연구용 광대역백본망을 운영하고 있다.

KISTI는 2012년부터 5호기 도입을 추진해 약 6년만에 본격적 운영을 앞뒀다. 최근 조립•설치를 끝낸 5호기는 성능측정 테스트를 통과하고 가혹한 운영환경에서도 견디는지 점검하는 안정성 테스트 중이다. 테스트를 끝내면 9월 KISTI가 시스템을 인수해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 2009년 도입 후 10년간 운영해온 4호기는 당분간 5호기와 함께 운영하다 내년초에는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 고정된 IT환경 버리고 맞춤형 서비스로

그동안 슈퍼컴에서는 정해진 OS와 이를 지원하는 라이브러리(프로그램)만 쓸 수 있었다. 원하는 응용분야에 따라 맞춤형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없었다. 대부분 공개 OS인 리눅스를 쓰는데, 슈퍼컴 5호기의 경우 센트OS(Cent OS)를 채택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도입되면 이같은 불편이 사라진다.

이식 KISTI 슈퍼컴클라우드센터장은 "사용자별 IT환경을 미리 구축한 후 바로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며 "OS 지원폭이 커지면 많이 쓰는 기능을 미리 개발해 놓은 라이브러리도 다양하게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이용방식도 달라진다. 지금까지 슈퍼컴 이용자들은 사전에 원하는 CPU 가동시간을 예약한 후 일종의 번호표를 뽑아서 순번제로 슈퍼컴 자원을 이용해야 했다. CPU 타임 10만 시간을 확보하면 컴퓨터에 예약 후 기다리고 있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배정된 자원을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도입되면 자원이 확보되는 대로 즉각 쓸 수 있게 된다.

■ Iaas•Paas•SaaS 모두 검토

KISTI는 다음달부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체 용량의 약 10%를 제공하고, 슈퍼컴 5호기와 스토리지, 연구백본망을 연계한 클라우드 큰 그림을 연말까지 마련한다. 그동안 각각 가상화 환경을 갖췄지만 전체를 결합해 전혀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이식 센터장은 "우리나라가 AI와 빅데이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알고리즘을 학습시킬 컴퓨팅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5호기는 특히 기업이 많이 쓸 수 있게 하고, 그들이 원하는 ICT 융합기술과 서비스를 완성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KISTI는 슈퍼컴 5호기와 연구망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 서비스(Iaas), AI•빅데이터 등 플랫폼을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PaaS)뿐만 아니라 기업과 연구자들의 서비스 수요를 반영한 SW서비스(SaaS)도 검토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서비스와 클라우드 방식 과금체계도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슈퍼컴 클라우드 기반의 엔지니어링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전략도 조만간 수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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