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예고지표 '경기선행지수' 15개월째↓…1999∼2001년 수준 육박


                                                       그림= 게티이미지뱅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의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12일 OECD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전월 보다 0.27포인트 떨어진 99.22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100을 기준으로, 그이상이면 경기 확장, 이하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OECD의 우리나라 경기 전망은 나쁜 셈이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쓰인다.


한국은행•통계청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지수를 활용해 OECD는 이 지수를 산출한다. 통상 100을 기준점으로 그 이상이면경기 확장, 이하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상승 흐름인지 하강 흐름인지가 중요하다. 100 아래라도 상승 흐름이라면 향후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의 지수가 꾸준히 하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수 둘째 자리까지 보면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3월 100.98로 정점을 찍고 4월부터올해 6월까지 15개월 연속 전월보다 하락했다. 이보다 더 길게 지수가 하강했던 것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9월부터 2001년 4월까지 20개월 연속이 유일하다.


단순히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 폭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올해 2월까지 매월 0.1포인트 내외로 하락했던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3월 99.93으로 100이 붕괴하면서0.2포인트로 낙폭을 넓혔다. 가장 최근인 6월은하락 폭이 0.3포인트까지 커졌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OECD 회원국 평균 경기선행지수도 작년 11월 100.23으로 정점을 찍고서 12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했다. 4∼6월은100 이하다.

주요 7개국(G7) 평균 경기선행지수도 작년 12월 100.17로 정점을 찍고 올해 1월부터 6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5월부터100 아래로 내려왔다. 최근 수년간 회복을 누린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성장 동조화기간이 끝에 다다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지점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는 하락 시점이 최근이고,하락 폭도 한국보다 작다는 점이 차이다. 다른 국가보다 한국 경기가 더 먼저 더 가파르게악화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통계청의 지표도 좋지 않다.


지난달은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를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하락해 6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5월에 보합을 나타냈고, 6월에 0.1포인트 하락했다. 정부는 그러나 이러한 내외부의 경고 신호에도 아직 경기둔화 판단을 공식화하기에는이르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전환점 발생으로 보지만 5월에는보합이었다"며 "6개월 연속 하락하더라도다른 지수를 함께 보며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은 2.8%로 내다봤다. 또 올해 취업자 증가폭도 14만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펴낸 ‘8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보면, 연구원이지난달말 국내 경제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8%로 전망했다. 지난 4월에벌인 조사결과에 견주면 올해 성장률을 1%포인트 하향 전망한 것이다. 보고서는 “최근 주요 경제지표의 부진 등이 반영되면서 전문가들이 우리 경제의 성장 추세가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올해 2.8%의 성장률을기록한 뒤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기 개선 추세가 완만해지면서 취업자 수 증가 폭도 크게 축소될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취업자 증가폭이 올해는 14만명, 내년에는 18만명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월 조사 때보다 올해와 내년 취업자 증가폭을 각각 9만명과 7만명 낮춰 잡은 것이다. 지난 2월부터 취업자 수가 다섯 달째 10만명대 증가에 머무는 등 고용부진이이어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취업자 증가폭이 줄어드는 원인으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제조•건설업종의 고용 둔화 등이 지목돼왔다. 앞서 기획재정부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성장률전망치를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하고 취업자 수증가 폭도 32만명에서 18만명으로 낮춰 잡았다.


 보호무역 확산 탓에 세계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우리나라 수출(금액 기준) 증가율은올해 5.9%, 내년에 5.1%로 각각 내다봤다. 지난 4월 전망 때보다 각각2.2%, 1.8%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애초 전망치인 1.8%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소비자물가는하반기부터 완만하게 상승하겠지만, 2018~2019년에물가안정 목표 수준을 밑도는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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