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디지털 암호화폐와 연동한 새 통화를 도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국민 사기'라는 지적이다.


18일(현지시간) AF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날 밤 국영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90일 경제회복 계획을 발표했다. 골자는 자국 통화를 95% 이상 평가절하하고 최저임금을 60배 올리는 동시에 가상화폐와 연동되는 새 통화의 도입이다.


이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20일부터 '볼리바르 소베라노'(최고 볼리바르)라는 이름의 새 통화를 도입한다. 볼리바르 소베라노는 기존 볼리바르를 10만대 1로 액면 절하 했다. 10만 볼리바르가 1볼리바르 소베라노다. 특히 새 통화는 베네수엘라가 자국산 석유에 토대를 두고 만든 디지털 가상화폐 '페트로'(Petro)와 연동된다. 1페트로(미화 약 60달러)는 3600볼리바르 소베라노다.이와 함께 월 최저임금을 기존 300만 볼리바르에서 1800볼리바르 소베라노 또는 0.5페트로로 인상했다.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 인상은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다.


이번 조치는 IMF(국제통화기금)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을 100만%로 예상하는 등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 전부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의 상인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게 문을 닫거나 가격을 크게 올리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새 통화로 도입된 '페트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실체가 불분명해 '가상화폐 사기'라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가상화폐 평가 사이트인 'ICOindex.com'의 이코노미스트인 루이스 비센테 레온이 사기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벌써 전문가들 사이에서 페트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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