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이어 상하이서 피해 투자자 집단 시위, 업체 파산에 자금 회수 어려워져

온라인 개인 간(P2P) 대출 문제가 중국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투자회사나 중개회사의 잇따른 부도로 돈을 떼인 투자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경제 이슈를 떠나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27일(한국시간) 블룸버그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P2P 대출업체인 퍄오퍄오먀오(PPMiao) 투자자 300여명은 이날 상하이 도심 국제금융센터(IFC)에 있는 화안미래자산 사무실로 몰려가 항의와 함께 시위를 벌였다. 화안미래자산은 퍄오퍄오먀오의 주요 주주다.



퍄오퍄오먀오는 36만여명의 회원으로부터 49억위안(약 8000억원)의 자금을 모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최근 성명을 내고 투자자들의 자금을 회수하고 일부 대출 회사들이 제때 상환을 하지 않으면서 더는 사업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양성 퇴출'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최장 36개월에 걸쳐 투자금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은 사실상 돈을 떼였다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이처럼 중국 전역에서 P2P 대출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게 된 투자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P2P 투자 피해자 수백명은 지난 6일 수도 베이징 시내 금융가에서 피해 구제를 호소하는 집단 시위를 열려 했으나 공안은 시위를 사전에 차단하고 민원인들을 버스에 태워 강제 해산시켰다.


P2P 대출은 온라인 소액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모아 학생, 회사원, 자영업자, 개발업자, 스타트업 기업 등에 대출해주는 고위험 수익 사업이다.


이런 유형의 사업은 2011년께 생겨나기 시작해 급성장했다.


중국의 P2P 대출업은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면서 한때 무려 1조4천900억(244조원)위안 규모까지 성장했다.



중국 전역에서 P2P 대출 투자자는 5천만명에 이르며, 1인당 평균 투자액이 2만3천위안(약 38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금융리스크 방지 차원에서 '그림자 금융'에 대한 단속과 규제가 강화되면서 P2P 대출 업체들의 도산이 잇따르고 있다.


신규 자금 유입은 중단되고, 기존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P2P 대출 업체들의 부도는 최근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올해 6월 이후에만 243개의 P2P 대출 업체가 파산했다.


P2P 대출 규모도 7월 들어서는 9천560억위안 수준으로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미국과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 경기 둔화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대출자들의 채무이행 능력이 약화한 점도 P2P 대출 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P2P 대출 부실화가 금융위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P2P 대출 시장 위험 관리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28일 중국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조장인 류허(劉鶴) 부총리 주재로 지난 24일 회의를 열고 P2P 대출 시장 리스크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당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P2P 대출 관련 리스크가 전체적으로 통제되는 상태에 접어 들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각 관련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리스크 방지에 계속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금융당국이 연말까지를 목표로 P2P 대출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실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건전한 P2P 대출 업체와 퇴출 대상이 될 부실 P2P 대출 업체를 구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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