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영어 다중언어 지원, 유튜브•벅스로 음악감상

한국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을 놓고 세기의 결투가 시작됐다. 애플과 AI스피커시장 선두자리를 놓고 애플과 용쟁호투를 벌이고 있는 글로벌 2위의 구글 스피커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구글코리아는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 홈과 구글 홈 미니의 국내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11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갔고, 18일 정식 출시된다. 구글 홈은 14만5000원, 구글 홈 미니는 5만9000원이다. 구글 스토어, 하이마트, 옥션, SSG.COM 등에서 사전 예약을 할 수 있고 18일 이후에는 이마트, 지마켓, 일렉트로마트 등에서도 살 수 있다.


 삼성전자의 AI 스피커 '갤럭시 홈'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어서 경쟁이 격해질 전망이다. 기존에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카카오 등은 △제휴사 서비스 확대 △자연어(일상 언어) 인식과 대화 능력 강화 △기술•플랫폼 개방을 통한 생태계 확대 등을 통해 구글 홈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구글홈페이지 캡쳐


구글코리아는 이날 가정 내 전자제품과 구글 홈이 연동되는 모습을 시연하기 위해 용산구 UN빌리지에 있는 주택 하나를 전시장 형태로 꾸몄다. 음성명령으로 스마트 전기 입출력기를 장착한 보조등을 끄고 켤 수 있는 기능, LG전자의 스마트미러•스타일러•공기청정기 등을 조작하는 것 등이 시연됐다.


구글코리아는 이 밖에 구글 홈과 연동된 서비스로 △'시원스쿨'의 영어 학습 콘텐츠, △'만 개의 레시피'의 요리 메뉴 △'망고플레이트'의 맛집 정보 △'인터파크'의 국내선 항공권 정보 등이 있다고 밝혔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다양한 한국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들이 구글 홈과 연동될 예정"이라며 "구글 홈이 제어할 수 있는 기기는 전 세계 225개 이상 회사의 5000여 개 제품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글 홈은 삼성전자 가전과는 아직 연동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구글 홈으로 음악을 감상하려면 유튜브•벅스를 연동해야 한다. 구글 홈은 한국어•영어•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일본어 중 미리 선택한 두 가지 언어의 명령어를 수행하는 '다중 언어' 모드를 지원한다. 최대 6명의 목소리를 인식해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하는 '보이스 매치' 기능도 탑재됐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 홈은 2개의 마이크와 머신러닝 기능을 적용해 소음 속에서도 음성명령 인식률이 높다"며 "정확한 한국어 인식률은 공개할 수 없으나,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 홈의 점유율은 27.6%로 아마존 알렉사(4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구글 홈의 등장에 따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주도하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연말이나 내년 초 자사 AI비서 플랫폼 빅스비 2.0을 탑재한 갤럭시 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홈은 특히 하만의 AKG 스피커 6개와 우퍼 등을 넣어 경쟁 제품에 비해 음질을 높였고, 마이크를 8개 넣어 멀리 있는 이용자의 목소리도 인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TV•냉장고 등 삼성의 가전제품과도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첫 AI 스피커는 2년 전 나온 SK텔레콤의 누구다. SK텔레콤은 누구의 월간 실사용자(한 달에 1회 이상 사용)가 4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출시 당시 음악, 날씨, 일정, 감성대화, 스마트홈, 배달주문, 전화 등 14개 서비스에서 쇼핑•금융 등을 추가해 36개 서비스로 성장했다. 서비스를 위한 제휴사는 100여 개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자연어 인식과 대화 기능 강화,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 4분기에는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 기반 오픈 플랫폼'을 공개해 개발자가 맞춤형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생태계도 확대할 예정이다.


KT는 지난 7월 말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한 AI 셋톱박스•스피커•'기가 지니'의 서비스 영역 확대와 기기 다변화 전략을 전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안에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기가지니는 셋톱박스 형태를 통해 시청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KT는 특히 AI 스피커•플랫폼을 아파트뿐 아니라 호텔 등에도 적극 적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12월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해 AI 스피커 '우리집 AI'를 내놓았다. 특히 홈 사물인터넷(IoT)이나 IPTV와 연계한 서비스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관계자는 "홈IoT 등을 편리하게 쓰기 위한 기능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서비스 라인업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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