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강하게 확장"…미 국채 2년물 금리, 10년만에 최고치

[연합뉴스종합∙김수정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뒤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현 금리는 2.00~2.25%이다.

연준은 그러나 추후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릴 방침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위원회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점진적인 추가 인상이 경제활동의 지속적인 확장과 노동시장 호조, 물가상승 목표 등과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 금융시장은 연준이 오는 12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다수의 위원이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었다. 만약 내달 금리를 올린다면 3, 6, 9월에 이어 올해 들어 4번째 금리 인상이 된다.


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연준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미 경제가 전체적으로 호조를 지속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준은 "노동시장은 강세를 지속했고 경제활동은 높은 비율로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감소했고 가계지출은 강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직전인 9월 회의 이후 성명에서도 동일한 표현이 사용됐다.


연준은 그러나 기업 고정투자 속도에 대해선 "가팔랐던 연초에 비해 완화(moderate)했다"고 지적했다. 직전 성명에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었다.


연준은 "경제전망 관련 리스크들은 대략적으로 균형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고, 물가는 연준의 목표치인 2% 근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켓워치는 "연준 성명의 어조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는 연준이 예정대로 내년에 3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의지가 재확인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8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92포인트(0.04%) 상승한 26,191.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06포인트(0.25%) 하락한 2,806.8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87포인트(0.53%) 내린 7,530.8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92포인트(0.04%) 상승한 26,191.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06포인트(0.25%) 하락한 2,806.8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87포인트(0.53%) 내린 7,530.88에 장을 마감했다.


연준이 최근 주택시장 부진이나 금융시장 불안 등에 대한 언급을 내놓으면서 다소 완화적인 입장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는 시장 일각의 기대와는 다른 성명이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의지가 확인되면서 장중 한때 상승했던 다우지수가 하락 반전하는 등 주요 지수의 낙폭이 확대됐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도 3.24% 선 위로 고점을 높였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장 막판 낙폭을 줄였고, 다우지수는 소폭 상승 전환해 마감했다.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의지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요인인 데다, 점진적인 속도를 유지할 것이란 방침에도 변화가 없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는 지속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유로존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EU는 무역갈등 격화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을 성장 둔화의 이유로 꼽았다. 또 미국 경기가 과열되면서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 등 위험 요인이 산재했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유럽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3%와 1.9%로 하향 조정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이날 배럴당 60.67달러로 지난달 3일 고점 대비 21%가량 폭락해 약세장에 진입한 점도 에너지 주를 중심으로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한편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을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이 분점한 것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충성파로 알려진 매슈 휘터커 장관 비서실장을 대행으로 임명하면서, 로버트 뮬러 특검을 둘러싼 민주당과 백악관의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는 상존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퀄컴이 내년 1분기 실적 전망을 시장 기대보다 낮게 제시하면서 8.2% 하락했다. 빅토리아 시크릿 등을 보유한 L브랜드는 양호한 실적 기대로 6% 이상 올랐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2% 하락하며 가장 부진했다. 커뮤니케이션은 0.93% 내렸다. 반면 금융주는 0.32% 올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1천 명 감소한 21만4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1만 명을 다소 상회했지만, 역사적 저점 수준을 유지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지만, 급하지는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엑센셜 웰쓰 어드바이저의 팀 코트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으로 본다"며 "그들은 분명히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5.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2% 상승한 16.7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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