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한번으로 11개 증권사에서 바로 거래

황영기 금투협 회장 "금융분야 전반에서 안전.편리성 향상 국제 표준화가 목표"



▲ 자료=블록체인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킨 공동인증체계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새 변화를 예고했다. 세계 10대 혁신기술로 손꼽히는 블록체인 기술은 편리성과 효율성 등 다수 장점을 갖고 있지만 보안 문제와 관련해선 우려섞인 눈길도 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31일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 서비스 'Chain ID'를 내놨다.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가하는 사람들 모두가 정보를 공유하는 분산형 디지털장부 기술로 기존 공인인증서 방식보다 사용하기 훨씬 편리하면서도 안전성이 높아 주목받고 있다.


황영기 금투협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투협 3층에서 열린 Chain ID 오픈 세미나에서 "세계적인 금융 플레이어들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에 큰 관심을 갖고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Chain ID를 통해 세계 각국과 연결해서 국제 표준화까지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Chain ID는 온라인 주식거래와 자금이체 같은 금융거래를 위한 인증 서비스다. 한 번의 인증절차로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바로 거래가 가능하며 비밀번호, 바이오 인증 등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인증할 수 있다. 보안을 강화해 인증서 갱신기간이 3년 이상으로 늘어난 것도 장점이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블록체인을 가상화폐에 한정해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상화폐는 한 부분일 뿐 보안이나 결제, 리스크 관리, 청산 등 블록체인은 금융분야 전반에 걸쳐 안정성과 편리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금투협은 지난해 1월 정보기술(IT)위원회를 만들어 4월부터 회원사와 함께 블록체인을 연구해왔다.



▲ 금융투자업권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서비스 `체인아이디` (자료=금융투자협회)



이후 금투협의 조율로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26개 금융투자회사와 5개 기술업체가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발족, 첫 사업으로 자본시장 공동인증 서비스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hain ID에는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11개사가 참여한다.


국내 블록체인 전문가인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인증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며 "제대로 만들었다면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인인증서만 써야 한다는 기존 법이 개정돼서 이번 서비스 실현이 가능한 것"이라며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드려면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황영기 회장을 비롯해 허창언 금융보안원 원장, 황국현 유안타증권 상무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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