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보쉬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이 내년에 가장 주목해야 할 ICT 이슈로 인공지능(AI)을 꼽은 가운데 미국 행정부가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적극 완화하고 있다.


삼성 LG전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오는 2020년쯤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을 내놓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전장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코트라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지난 2월 자율주행차 가이드라인 재검토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최근 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동안 오바마 정부의 기준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율자동차 시범주행을 위한 안전성 평가에서 15점을 받는 것이 실제 시장 판매 전의 기준이였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 기준을 12점으로 낮췄다.


이어 앞으로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주행차량 기술 개발을 할 때에 윤리적 또는 사생활 보호 문제를 고려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도 발표했다. 다만 자율자동차의 안전성 테스트를 주정부가 아닌 연방 정부가 결정하는 것은 유지하기로 했다.


일레인 차오 미 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에서 새 자율주행차량 안전지침 가이드라인인 '안전을 위한 비전(A Vision for Safety)'을 제시했다. 자율주행차 시범주행을 위한 안전성 평가 점수를 기존 15점에서 12점으로 낮추고, 자동차 제조사들이 윤리적 또는 사생활 보호 문제를 고려하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이 주요 골자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오는 2020년 전·후에 자율주행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말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 역시 10년 내 운전자가 완전 자율주행과 수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4단계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포드는 2021년까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3개 주에서 시험 주행 중이다. GM은 차량 공유업체인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하고 자율주행 기술벤처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10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 밖에 BMW는 인텔, 모빌아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기술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오는 2021년에 중국에서 첫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들 완성차 업체 상당수가 삼성·LG전자와 협력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의 전장 부품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하만이 이들 대부분 업체에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삼성SDI는 BMW의 i3에 이어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2017년 말을 시작으로 출시되는 모델 S, 모델 X, 모델 3에 대해 운전자 없이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GM 볼트에 11개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LG전자는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를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내년 1분기부터 분기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부품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 기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 기관 BCG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은 2025년까지 총 4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며, 부분 자율주행 자동차들은 약 360억 달러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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