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LG전자


LG전자가 7월 출시한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LG페이’가 여전히 일부 대형 가맹점에서는 쓰이지 못하고 있다. 2년 전 삼성페이가 시장에 진입한 뒤 1년여간 겪었던 서비스 차질이 재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가맹점의 결제 거부가 위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2015년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결제(페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2015년 8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선보였고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업체와 이동통신사들까지 빠르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격전지’로 떠오른 페이 시장에서 유독 조용했던 기업이 있다. 바로 LG전자다. 올해 6월 비로소 LG전자는 LG페이 서비스를 공개했다.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늦은 만큼 절치부심했다”는 LG페이 개발팀이 처음으로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19일 서울 금천구 LG전자 MC연구소에서 이건우 MC페이먼트·모바일서비스팀장, 손영섭 MC연구소 SW플랫폼실 파트장, 김문경 MC페이먼트·모바일서비스팀 책임을 만났다.  


LG전자가 페이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이유는 서비스 방식 결정이 늦었기 때문이다. 페이 서비스 개발에는 2015년에 착수했지만 스마트폰 내장 방식과, 별도의 플라스틱 카드로 대신 결제하는 ‘화이트카드’ 방식을 두고 1년 넘게 고민했다. 결국 지난해 가을 사용과 보안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내장 방식이 더 편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늦은 만큼 제대로 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사용 편리성’에 중점을 뒀다. ‘답은 현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이전 모바일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른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100여 명의 직원이 식당, 카페부터 워터파크까지 전국의 ‘핫 플레이스’라고 할 만한 모든 가맹점을 방문했다. 직접 LG페이를 현장에서 사용해봐야 불편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결제를 직접 해보기 위해 하루에 밥 네 끼, 커피 8잔을 마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책임은 “단말기마다 결제 방식이 달라 최대한 다양한 방식을 테스트해보고, 페이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가맹점 직원들을 교육하기 위해 수천 곳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발품을 팔아 얻은 수확은 LG페이의 직관적인 서비스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됐다. ‘퀵 페이’가 대표적이다. 잠금화면이거나 다른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고 있을 때, 심지어 화면이 꺼져 있을 때도 화면 하단을 손가락으로 밀어올리기만 하면 LG페이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결제 시 멤버십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해당 카드를 누르면 자동으로 결제시간이 20초 추가되는 시스템도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멤버십 적립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다. 손 파트장은 “온라인 결제 등 서비스들을 추가해 연내에 메인 화면 등 인터페이스 개편이 있을 것이다. LG페이의 ‘룩 앤드 필(Look and Feel)’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결제만 가능한 LG페이에서 연내 온라인 결제도 가능해진다.  

출시가 늦은 만큼 경쟁사들이 한발 앞서 진행한 해외시장 진출, 페이 서비스 업체들과의 제휴 등 밀린 숙제가 많다. 김 팀장은 “해외 고객 및 가맹점 확보 측면에서 해외 시장 진출은 중요한 부분”이라며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카드사와 논의 중이고, 해외 시장용 스마트폰 모델에도 마그네틱 기술인 WMC(무선 마그네틱 통신)를 모두 탑재하는 등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각고의 노력을 들인 만큼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LG페이를 쓰느냐가 LG전자에 주어질 성적표다. 사용자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프리미엄에서 중저가 보급형 모델인 Q·X 시리즈에까지 LG페이를 탑재한다. 현재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G·V 시리즈에만 LG페이가 탑재됐다. 전 제품에 LG페이를 탑재해 ‘LG페이를 아예 안 쓴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게 하겠다’는 다짐이다. 이 팀장은 “현재 스마트폰 사용자 중 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젊은 연령층에 한정돼 약 30%에 불과하다. 편하고 직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LG전자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LG페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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