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으로 번진 가상화폐의 기술적 기반은 거래 데이터를 모든 이가 공유하는 블록체인(공공기록장부)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러시아 기업이 개발한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웨이브즈(Waves)가 국내에도 상륙한다.


웨이브즈를 창업한 알렉산더 이바노프(40) 최고경영자(CEO)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웨이브즈 클라이언트 1.0’ 플랫폼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분산형 거래소(DEX)다. 보편화된 거래소가 수수료를 받는 중개인 성격이라면 웨이브즈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사용자들이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다. 거래 속도가 빠른데다 제3자에게 코인을 위임하지 않고 스스로 통제하며 관리할 수 있다는 게 웨이브즈측 설명이다. 이바노프 CEO는 “블록체인 기술을 전혀 몰라도 누구나 쉽게 모든 기능을 사용할 있다”며 “사용 편의성 면에서는 기존 온라인 금융 거래 플랫폼과 대등하다”고 설명했다.


웨이브즈 플랫폼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24시간 변동 추이, 달러와 유로화 등 기준 통화와의 비교 가격, 막대 차트 등이 표시된다. 매도 및 매수를 위한 창이 별도로 있고 웨이브즈가 직접 발행한 웨이브즈도 거래할 수 있다. 웨이브즈는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상화폐다.


이더리움 플랫폼처럼 대금결제와 송금을 비롯해 모든 계약을 거래 당사자끼리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계약) 기능도 제공한다.


가상화폐공개(ICO)를 지원하는 것도 기존 거래소와의 차이점이다. ICO는 새로운 가상화폐(토큰)를 직접 발행해 자금을 끌어오는 일종의 클라우드 펀딩으로, 웨이브즈 역시 지난해 6월 ICO로 3만 비트코인(당시 약 160만 달러)을 조달했다.


이바노프 CEO는 “DEX의 하루 거래규모는 500만 달러 정도이고, ICO는 현재까지 수십 개를 진행해 이더리움 다음으로 많다”며 “블록체인은 파괴력 있는 기술이지만 동시에 많은 거래가 어렵다는 게 한계인데, 웨이브즈는 현재 초당 100건에서 내년 하반기엔 초당 1,000건으로 확대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블록체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웨이브즈 창업자인 알렉산더 이바노프가 19일 서울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웨이브즈 클라이언트 1.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웨이브즈 제공


웨이브즈는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독일 베를린에 사무실을 열었고 내년 1분기 싱가포르와 한국에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지금도 국내에서 영문으로 플랫폼 사용이 가능하지만 내년에는 원화도 기준 통화로 추가될 예정이다.


웨이브즈가 미국 뉴욕(내년 2분기)보다 빨리 국내에 상륙하는 것을 업계에서는 가상화폐 열풍과 연결해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ICO가 제도적으로 금지됐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거래량에다 주부와 젊은이들까지 앞다퉈 뛰어들며 가상화폐 시장을 키우고 있다.


응용소프트웨어(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이 지난 10월 3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7주간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조사한 결과 비트코인 관련 상위 10개 앱 주간 순사용자 수(중복을 제거한 사용자)는 14만명에서 102만명으로 7배나 급증했다. 와이즈앱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이용자만 집계한 거라 모바일 브라우저, PC, 아이폰으로 접속하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실사용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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