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이슈+] 광운대 이석준 교수 연구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선 환자가 정신질환 발생 위험 2배 이상 밝혀내

- 이석준 교수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건선과 정신질환과의 관계를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규명” -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이석준 교수(공동교신저자)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공동 교신저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임상강사(공동 제1저자), 광운대학교 윤재웅 연구원(공동 제1저자)과 함께 의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선 환자가 정신질환을 겪을 위험도와 발생 기간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건선 환자는 질병보다는 주위의 편견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다.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건선은 무릎이나 팔꿈치처럼 돌출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빨간 반점에 각질이 덮인 모양을 보인다. 심하면 한꺼번에 온몸으로 번지기도 한다. 노출되는 부위다 보니 전염병으로 오해받기 쉬워 건선 환자들이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특히, 사회생활이 왕성한 30~50대 환자가 절반 가량을 차지해 상대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건선과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2,762명의 질병코드를 분석했다. 정신질환은 우울증, 불안장애, 급성 스트레스 반응, 신체형 장애, 신경증성 장애, 비기질성 수면장애로 분류되었다. 신체형 장애는 정신적인 갈등 때문에 신체에는 문제가 없는데도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비기질성 수면장애는 신체적 원인이 아닌 정신적인 수면장애를 뜻한다. 

연구결과, 건선 환자는 건선을 진단 받지 않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급성 스트레스 반응(1.25배)을 제외한 나머지 정신질환이 발생할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했다. 그중 불안장애가 2.92배로 가장 높았고 신경증성 장애 2.66배, 신체형 장애 2.62배, 비기질성 수면장애 2.58배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우울증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았고, 남성은 신경증성 장애와 신체형 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높았다. 정신질환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 61일로 가장 짧았고, 우울증과 신경증성 장애가 각각 196일, 224일로 가장 길었다. 불안장애, 신체형 장애, 비기질성 수면장애는 86일에서 94일로 발병까지 3개월 가량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건선 환자가 우울증에 걸리는 기간은 53일로 2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건선이 발병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시스템 이상으로 몸속 특정 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은 무릎이나 팔꿈치에 이유 없이 붉은 반점이 생겼거나 눈에 띄게 각질이 증가했을 때, 손톱 끝이 하얗게 부서지거나 손발톱이 벌어졌을 때 의심할 수 있다. 머리에 건선이 생기면 비듬으로 착각하기 쉽고, 붉은 피부는 아토피나 접촉성 피부염으로 오해하기 쉽다. 건선 치료에는 연고와 경구 약, 광선치료, 생물학적 제제 등이 사용된다. 

광운대 이석준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의 강력함과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연구결과였으며, 임상에서도 밝혀진 바 있지만, 의료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피부질환 건선과 정신질환과의 관계를 좀 더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거대한 양의 의료데이터 분석을 통해 질병들간의 연관성을 규명할 수 있었다”라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고 싶은 분들은 데이터 분석이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으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도구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낵測 “건선 환자의 정신질환 위험도가 높고 일부 질환은 2~3개월 만에 발생할 수 있다”라며 “건선 환자가 불안 증상이나 우울 증상, 불면증 등이 있을 경우 피부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임상강사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17타입)와 관계된 염증 반응이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건선이 대표적으로 해당 T세포 관련된 질환이라서 정신질환과의 연관성도 높은 것으로 생각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 2019년 5월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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