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도입해 신규회원들의 진입을 늦췄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활동하던 해외 투기세력까지 사라졌다. 이런 압박이 국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국세청은 과세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가상화폐를 새로 발행하는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하고 거래소에서 위안화 거래를 차단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가상화폐를 획득하는 채굴마저 금지했다. 


▲ 사진=빗썸 고객센터


인도 정부도 규제에 동참하며 가상화폐를 활용한 결제를 금지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가상화폐 교환용 통화인 ‘테더’가 비트코인 가격을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사이트가 지난해 12월 거래실명제 도입을 위해 중단했던 신규 투자자 거래계좌 발급 업무를 재개했다. 


중형거래소인 코인원이 지난달 30일부터 가상화폐 거래실명제가 시행되면서 가장 먼저 발급을 개시했고, 회원 수가 100만명이 넘는 대형거래소들은 의심계좌 확인 및 회원 확인 작업 등의 절차가 남아 계좌 발급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은 “NH농협은행을 통해 거래실명제를 지킨 기존 회원과 신규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거래계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또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신규 회원의 입금을 허용하면 암호화폐 거래실명제에 따라 실명확인을 해주고 있다”면서 “코인원은 기존 회원과 신규 회원 모두 실명확인계좌 서비스 이용을 허용했기 때문에 계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상화폐 실명전환후 은행에 거짓말 진동..왜?


30일 실시된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이후, 가상계좌를 가지고 있던 기존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거래소가 거래하는 은행의 계좌로 바꿔야 한다. 거래소가 거래하는 은행의 계좌가 없으면 새롭게 계좌를 발급해야하는 경우가 다수다. 


하지만 은행 계좌 발급은 하늘의 별따기. 원래도 대포통장이나 보이스피싱 때문에 계좌 발급이 어려웠는데,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되며 은행들이 더 꼼꼼히 따지기 시작해서다. 


각 은행과 창구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계좌 발급 거래 목적을 가상화폐 거래라고 하면 거절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계좌 개설 관련 꿀팁'이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금융 거래 목적 확인서'에 가상화폐 거래라고 쓰면 낭패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 해외에서도 가상화폐 규제 시작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추가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했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비트피넥스와 가상화폐 거래용 코인을 발행하는 테더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인도 정부도 은행에서 가상화폐 계좌를 동결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가상화폐 투자자에게 세금을 징수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해킹사건이 발생하면서 보안 우려가 높아진 것도 가상화폐 시세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의 국내 시세가 하락하면서 국내외 시세 차이인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은 기존 20~30%에서 2~3%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세계 5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피넥스가 미국 달러화와 연동해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테더코인’을 확보된 달러보다 과다 발행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부풀린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 피해(580억엔ㆍ약 5,700억원)와 같은 달 30일 우리나라의 가상화폐 거래실명제 시행도 영향을 미쳤다. 신흥 경제대국인 인도도 가상화폐 규제 대열에 합류했다. 


아룬 제이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불법 재무활동에 가상화폐가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시킨 데 이어 최근 개인 간 거래와 채굴마저 금지했다.


한편, 가상화폐 투자사 블록타워캐피탈의 애리 폴 애널리스트는 “각종 악재로 공포심리가 강해지며 시장이 사소한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정보업체 오안다의 스티븐 이네스 아시아태평양 센터장은 “비트코인 가격은 5,000달러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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