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한국은행

미래 핀테크, 보안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지급결제 시스템의 처리 속도가 지연되고 장애 시 복구가 어려워, 기존 금융망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은행 간 자금이체 모의 테스트를 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한은은 자체 자금 결제시스템인 한은금융망에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외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데이터는 2014년 3월 3일에 한은금융망 참가기관이 실제로 거래한 자금이체 데이터 9301건을 활용했다.


테스트 결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은행 간 자금이체는 한은금융망 보다 처리 속도가 지연됐다. 현재 방식대로 하면 지급 지시 9301건을 처리할 때 9시간이 걸리지만 신기술을 적용한 결과, 오히려 2시간 33분이 더 소요됐다.


시스템 장애 시 복구 능력 역시 기존 한은 금융망이 우수했다. 블록체인 적용기술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 복원력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한은은 처리 속도가 지연된 것은 블록체인의 거래 기록 검증 과정이 중앙집중형 시스템보다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장애 시 복구가 곤란한 이유는 비밀 유지를 위해 정보 공유 범위를 제한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한이 없는 자의 시스템 접근 차단, 참가기관의 확대 허용 등 보안성과 확장성 측면에서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블록체인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점을 고려해 업계의 동향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하고 지급 결제 서비스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지속해서 연구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테스트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화) 발행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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