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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흔히 모바일페이 강국이라 불린다. 실제도 그런가? 국민의 실생활에서 모바일페이는 아직도 먼 얘기이다. 중국과 비교하면 더더욱 그렇다. 핀테크산업의 글로벌 경쟁에 한참 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의 모바일페이 현장을 시리즈로 짚어 본다.



간편결제 서비스의 홍수다. 그러나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으로 분리돼 있고 각 페이마다 제휴처가 한정된 '칸막이 현상'이 여전하다. 또 범용성이 확보되지 않은 '○○'페이가 난립하면서 오히려 이용자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특정 단말기에서만 구동되는 '단말기형 간편결제'와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메신저에서 구동되는 '온라인 간편결제'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단말기형 간편결제는 삼성 갤럭시 S6 등 6종에서 사용 가능한 삼성페이, LG G6에 도입된 LG페이다. 온라인 간편결제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 등이다.

단말기형 간편결제는 일부 기종에서만 사용 가능한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주요 사용처가 오프라인 결제에 적합하다. 삼성페이는 현재 시중에 깔린 카드 단말기와 호환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사용해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LG페이는 무선마그네틱통신(WMC)을 사용하는데 국내대부분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사용 가능하다. 간편결제는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기능이 없다.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카카오페이 체크카드'가 있지만 사실상 물리적으로 '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같아서 오프라인에서 사용되는 간편결제라고 보기 어렵다. 페이코는 부분적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한다. 미니스톱·이디야·자연별곡 등 20여 개 프랜차이즈, 광주 유스퀘어·서울 경희대 등 페이코와 제휴를 맺은 '페이코존' 10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결제가 오프라인으로 확장되지 못하는 것은 온·오프라인 결제시장이 분리돼 발전하면서 오프라인은 결제대행업체 VAN사, 온라인은 결제대행업체 PG사 중심으로 고착화한 시스템 탓이 크다.

오프라인 결제 때는 카드결제 단말기를 설치·운영하는 VAN사를, 온라인 혹은 모바일 결제 때는 전자결제지급대행사 PG사를 통해야 한다.

현재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사들은 PG사와 거래대행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업체가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려면 VAN사와도 계약해 결제단말기(POS) 시스템을 조정하고 통합해야 한다.

구태언 테크앤로우 변호사는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이 통합되면 모바일 페이 서비스 발전이 빠를 텐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유통망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결제대행업체가 각자 영역에서 자리 잡았는데,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통합한다는 것은 VAN사와 PG사에 각자 사업영역을 침해당하는 것으로 인식돼 통합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신세계 SSG(쓱)페이, 롯데 L페이,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페이 등 각종 페이 서비스가 난립하면서 각 서비스가 따로 떨어진 섬처럼 분리되는 현상도 문제다. 각 페이는 자사 유통망 중심으로 결제를 지원하면서 다른 사용처에서는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는 서비스별로 앱을 설치해야 하고 각 서비스에 신용카드 정보를 일일이 등록해야 한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캐시리스 소사이어티를 위한 준비' 보고서에서 "정부와 금융사뿐 아니라 지급결제 관련 기업, 핀테크 업체와 스타트업 등 모든 시장 참여자 간 협업과 제휴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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