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ICO 광고 금지 정책 나서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라쿠텐이 자체 암호화폐(가상화폐)인 '라쿠텐 코인' 발행에 착수했다. 발행 규모는 약 9조원에 달한다. 라쿠텐 코인은 라쿠텐 쇼핑몰을 시작으로, 여행사, 동영상 플랫폼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CEO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에서 라쿠텐 코인 발행 계획을 밝히며 "라쿠텐 코인은 (지리적) 경계가 없는 화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라쿠텐은 현재 적립된 약 9조원 규모의 '슈퍼포인트'를 암호화폐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슈퍼포인트는 고객이 라쿠텐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가의 1%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서비스다. 다만 라쿠텐 코인의 구체적인 발행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CEO [사진출처=테크크런치]


라쿠텐은 이번 코인 발행을 통해 국경 없는 결제 서비스를 갖추고 환전 비용을 낮춰 해외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최근 인기에 힘입은 신규 고객 유치 효과도 노리고 있다.


라쿠텐은 쇼핑몰을 시작으로 자사가 보유한 여행사부터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와 동영상 플랫폼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라쿠텐 코인의 사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업계는 이미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라쿠텐이 어떤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암호화폐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아마존이 최근 트렌드에 맞춰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라쿠텐은 지난 2016년부터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프로그램 개발에 꾸준한 관심을 보였으며, 비트코인 전자지갑 스타트업인 비트넷을 인수한 바 있다.


한편, 라쿠텐은 4만4000개 이상의 입주업체를 보유한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프랑스 프라이스 미니스터, 미국 이베이츠 등의 해외 온라인 쇼핑몰도 보유하고 있어 일본의 아마존이라고 불린다. 지난 해에는 88억 달러(약 9조530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편,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 업체 월마트가 일본 온라인 유통 업체 라쿠텐과 손잡고 ‘공동의 적’인 아마존에 대항한다. 월마트는 라쿠텐의 전자책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하고 라쿠텐은 월마트와 함께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개설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쿠텐이 26일 월마트와의 전략적 제휴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월마트는 올해 말부터 라쿠텐의 전자책 기기 및 총 600만 권의 전자책 콘텐츠를 자사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월마트가 전자책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라쿠텐은 월마트 자회사인 일본 유통회사 세이유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오는 7~9월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라쿠텐 세이유 넷 슈퍼’를 발족한다. 라쿠텐은 세이유의 지점을 활용해 농산물·가공식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원활한 운송을 위해 도쿄에 물류센터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는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한 월마트의 공조가 미국을 넘어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책 유통은 아마존의 전문 사업 분야 중 하나로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의 공세에도 지난해 미국 전자책 시장 점유율 83%를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다. 미 경제전문 매체 포춘은 “월마트가 아마존의 영역에 진출해 더 직접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라쿠텐도 월마트와의 제휴로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아마존의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20.2%로 라쿠텐(20.1%)을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라쿠텐은 핵심 사업인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미국 기업인 아마존에 뺏긴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라쿠텐은 올 하반기 오픈하는 인터넷 슈퍼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식사제품 ‘밀키트’를 판매해 지난해 아마존이 일본에서 개시한 인터넷 식품배달 서비스 ‘아마존프레시’와 정면 대결할 방침이다.


◆ 텔레그램, 사상최대 ICO 성공…"2차 사전ICO 진행"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이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사전 신규가상화폐공개(ICO)에 성공한 데 이어 2번째 ICO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텔레그램이 이번주 투자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가상화폐 공개에 앞서 사전 판매를 재차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소식통은 2차 사전 ICO 규모가 1차 때와 같은 8억5천만 달러(약 9천210억 원)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텔레그램은 첫 ICO를 통해 8억5천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코인데스크가 지난 19일 보도했다.


이는 역대 ICO 가운데 최대 규모다.


첫 사전 ICO에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 캐피털과 벤치마크 등 81개 공인 투자기관이 참가했다.


텔레그램이 두번째 사전 ICO에 성공하면 17억 달러가량을 조달하게 된다.


텔레그램이 사전 ICO를 진행하는 것은 연 수입이 20만 달러 이상이거나 순 자산이 100만 달러 이상인 공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개 판매보다 규제를 덜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ICO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어 텔레그램이 공개적인 ICO를 못할 수 있다고 CNBC가 전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개 ICO는 다음달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텔레그램은 애초 내달 ICO를 통해 추가로 6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목표를 11억5천만 달러로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테크크런치가 보도했다.


2013년 러시아 국적의 파벨 두로프가 개발한 텔레그램은 조만간 'TON'(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으로 불리는 3세대 블록체인을 선보이고, '그램'(Gram)이라는 자체 가상화폐도 발행할 예정이다.


◆ 대형ICO에 페이스북 광고 금지 맛불


페이스북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가상화폐와 가상화폐공개(ICO) 관련 광고를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2일 페이스북코리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전 세계 지사에 동일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광고 금지 정책도 마찬가지로 한국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전 세계 지사에 단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번 정책 변경은 한국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비트코인과 가상화폐공개(ICO)에 관한 광고를 전 세계적으로 금지하는 새 정책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가상화폐 광고가 사기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을 통한 가상화폐 광고도 금지된다.


페이스북은 성명에서 "오도하거나 기만적인 금융상품 광고를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구체적으로 단기시세 상승폭을 예측하는 바이너리 옵션, ICO 등을 꼽았다.


또 예를 들어 "퇴직금 비트코인 구매"등의 표현이 들어간 광고는 금지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위험이 없으며, 전 세계 누구라도 즉시 지불할 수 있는 가상화폐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은 여기(를 보시오)"란 광고 문구도 금지된다는 것이다.


다만 페이스북은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에 적용되는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국내에서도 가상화폐에 대한 유사한 광고 금지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에 한해서만 광고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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