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7조원대 시장 예상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양자정보통신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양자정보통신은 양자적 특성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적용해 보안, 초고속 연산 등 기존 ICT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기술이다.


양자적 특성이란 △복제불가 △중첩성 △얽힘현상 △불확정성 등을 의미하는데, 각각의 특성은 양자암호통신이나 양자컴퓨터 등으로 발전 가능하다. 양자정보통신은 정보보안이 필수적인 기간통신 분야를 비롯 금융, 인프라, 의료, 제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시장조사기관인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는 2016년 4조3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6조4000억원, 2025년에는 26조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6~2025년 연평균 22.5%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미국.유럽.중국 대규모 예산 투입


미국, 유럽, 중국 등은 10여년 전부터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은 2008년 국가양자정보과학비전을 수립하고 매년 1조원 규모를 관련 기술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유럽도 2006년 퀀텀 유럽 프로젝트 발표후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체적인 양자산업 육성 로드맵을 공개했다. 중국의 경우 양자 굴기 행보 아래 2017년 9월 안휘성에 세계 최대 국립 양자정보과학 연구소를 짓고 2년 6개월 간 약 1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양자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했으며 범용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통신사 AT&T는 지난해 6월 혁신기술연구센터를 통해 캘리포니아공과대학과 양자암호통신 연구를 시작했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지난해 10월부터 향후 3년간 150억달러를 투입해 양자컴퓨팅 등을 개발할 계획이며 화웨이도 2016년 독일 뮌헨에 양자 연구소를 설립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권문주 수석은 "양자정보통신기술을 ICT와 양자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산업으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4차산업혁명시대의 핵심기술로 다양한 분야로 응용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걸음마… 정책적 지원 필요


하지만 국내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2020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관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는 2016년 56억원에서 2020년 707억원, 2025년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05년부터 일부 기업과 대학, 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양자정보통신 관련 기초 연구가 시작됐지만 국가적인 정책 방향이 마련되지 않아 지속적인 연구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초연결 지능형 네트워크 구축전략을 마련할 때 국가 지능형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수준이다.


국내 기업 중에선 SK텔레콤이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6년 분당 사옥에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을 구축했으며, 올 2월에는 양자암호통신 세계 1위 기업 스위스 IDQ를 인수하고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중소기업 40여개를 아우르는 양자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최근에는 KT와 삼성전자도 양자정보통신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는 지난해 6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공동으로 양자통신응용연구센터를 개소해 양자통신 상용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9월부터 연간 최고 10만달러 지원과 함께 지식재산권 공동 소유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해외 대학 연구진과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권 수석은 "양자정보통신 기술은 초기 기술개발 비용 부담이 크고 기술 진입장벽도 높을뿐 아니라 ICT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황을 감안해 정부의 적극적인 선투자가 필요하다"며 "양자정보통신 산업 육성을 정책적으로 가속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반드시 양자정보통신기술 진흥법안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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