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을 걷는 것만으로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생명보험사가 위험보장에 중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와 보험상품을 결합한 헬스케어 서비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헬스케어 관련 민관 합동 법령해석팀까지 신설되면서 향후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슈어테크 상품을 속속 선보이는 생보사들이 늘고 있다.

AIA생명과 ABL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사는 지난해부터 스마트 기기와 보험 상품을 결합한 인슈어테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인슈어테크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IT를 보험 산업에 적용한 개념이다. 업계는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넘어 보험 산업 개념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A생명은 '걸으면 보험료가 작아진다'는 의미를 둔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 '바이탈리티(Vitality) 걸작 암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바이탈리티 액티브(Vitality Active) 회원가입을 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걸음 수를 측정해 보험료를 할인한다.

하루 걸음 수 7500보당 50포인트, 1만2500보당 100포인트를 제공한다. 따라서 가입자는 가입 후 1년이 되는 시점에 1만포인트를 달성하면 14회차 이후부터 월 보험료(특약보험료 포함)를 10% 할인한다.

ABL생명은 온라인채널 보험 브랜드 ABL인터넷보험로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다. 최근 국내 리워드형 헬스케어 앱인 '캐시워크'와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서비스 개발 업무제휴(MOU)를 맺었다. MOU를 통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 △웰니스(건강관리) 프로그램 개발 △온라인 광고 제휴 △고객창출 사업 등에 나선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 건강관리 서비스 전문사인 '에임머드'와 교보건강 코칭서비스를 선보였다. 앱을 통해 운동량을 측정•분석하고 걷기와 출석 미션을 통해 경품 등 보상을 준다.

생보사가 헬스케어 서비스에 적극적인 것은 성장성 및 확장성 때문이다.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하고, 생활에 밀접하게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해외 주요 보험사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기술 활용과 타 산업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한 정보 수집, 클라우드 정보저장 및 공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활용한 분석, 모바일 웨어러블, 로봇 등을 접목한 헬스케어 서비스인 'ICBM(IoT-Cloud-Big Data-Mobile)'이 유행하는 이유다.

미국 1위 건강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는 애플의 건강데이터 공유 플랫폼(Healthkit) 정보를 활용해 건강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일본은 주우생명이 디스커버리(건강관리서비스 전문업체), 소프트뱅크 등과 업무제휴를 맺고 건강상태를 보험료에 반영한 건강보험상품을 개발 중이다. 제일생명 자회사인 네오퍼스트도 정부기관, 교토대, 일본 IBM 등과 제휴해 의료관련 빅데이터 분석업체 'JMDC'와 건강연령에 기반한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국내 보험사도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과 연계 상품 개발을 추진했지만, 각종 규제로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달 정부가 관련 법령해석팀을 신설하면서 향후 다양한 제약이 해결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헬스케어 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민관 합동 법령해석팀 신설 등 정부가 변화 의지를 보이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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